환율불안이 금융시장을 뒤흔든 한주였다.

대만 통화불안으로 촉발된 원화환율은 천정을 모른채 치솟았다.

금융시장에선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원화가치와 함께 주가와 채권값이 동시에 곤두박질치는 "트리플 약세장"을 연출했다.

외환시장은 심리적 공황(패닉)상태에 빠졌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달러매수세에 환율상승을 예상한 기업들의 가수요가 가세하며 한달 이상 달러당 1천1백30원대에서 안정돼 있던 원화환율은 단 나흘만에 60원 이상 뛰어올랐다.

당국이 수출을 위해 1천2백원까지 환율변화를 용인한다는 시장의 해석을 낳아 상승세를 부추기기도 했다.

외환시장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작은 규모의 주문에도 크게 흔들리며 하루 등락폭이 20원을 넘는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나타냈다.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환율과 움직임을 같이하며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얼마전까지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7.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환율상승이란 복병이 저성장에 따른 금리하락 요인을 잠재워 버렸다.

채권관계자들은 환율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금리의 추가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환율폭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금리상승을 유발했다"며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 물가상승과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투신사 채권담당자도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부담은 채권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내년초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기에 본격 반영되는데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더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주에도 금융시장의 촉각은 환율의 향방에 쏠려 있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한국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월말을 맞아 나오는 산업활동과 물가동향도 관심사다.

그 결과에 따라선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