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성공 신화를 일군 동포 벤처사업가 1백여명이 내달초 고국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한다.

12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한민족 글로벌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INKE(International Network Korean Enterpreneur) 2000"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국내 벤처산업 관계자들은 "INKE 2000"을 크게 반기고 있다.

성공한 해외 벤처기업인과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몰고 올 활력이 침체에 빠진 국내 벤처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들의 인간승리와도 같은 성공담도 벤처열기에 다시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벤처업계는 최악의 상황.

"정현준 게이트" 등으로 사기가 땅에 떨어진데다 12월 대란설까지 겹쳐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국내 벤처인들에겐 12월 "성공"을 안고 돌아오는 해외 벤처사업가들이 "희망의 전령"과도 같은 존재다.

사실 INKE 참석자들의 면모는 국내 벤처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줄 만하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활동중인 암벡스 벤처그룹의 이종문 회장, 마이사이몬닷컴으로 유명한 NetGeo의 마이클 양,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 등 세계 벤처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거물들이 포함돼 있다.

미국 대표단은 이종문 회장과 마이클 양 등 굵직굵직한 동포 사업가들을 망라하고 있다.

이종문 회장은 아메리칸 드림 1세대로 손꼽히는 인물.

그는 지난 70년 제약회사 임원자리를 버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82년 컴퓨터 그래픽 카드회사인 다이아몬드 컴퓨터시스템을 세워 한해 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장은 96년 회사 경영권을 직원들에게 물려주고 현재 벤처캐피털회사인 암벡스 벤처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 관리하는 벤처펀드만 무려 1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이 회장은 미국 벤커캐피털업계에서도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마이클 양은 미국내 쇼핑로봇 검색엔진 1위를 차지했던 마이사이몬닷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타임지의 "톱 25 전자상거래 회사"에 선정된 마이사이몬닷컴을 자본금 2만5천달러에 창업한 그는 창업 4년만인 지난 1월 이 회사를 CENT사에 7억달러에 팔아 성공한 한인 벤처기업가의 반열에 올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과 고기수 고덴샤(高電社) 사장도 미국 벤처기업가들 못지 않은 "거물"들이다.

제일동포 3세인 손 사장은 끊임없는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적인 인터넷 그룹의 제왕으로 변신한 인물.

"손정의 신드롬"이란 단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학계에서는 "손정의 협상술""손정의 경영철학" 등을 탐구할 정도로 각종 신조어도 만들어 내고 있다.

재일과학기술협회 회장인 고기수 고덴샤 사장은 오사카에서 자동번역소프트웨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자동번역서비스인 "J서버"로 일본 통산성 등으로부터 무려 6차례, 총 3억엔의 지원금을 받았고, 98년 통산성 우정성등 9개 부처로부터 우수정보처리시스템상을 받아 보수적인 일본에서 한국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베이징 신성시공네트워크 김향철 사장, 호주 SMI 그룹 김만기 회장, 독일 바이오스틸 메디컬 한복선 사장, 브라질 THC의 최태훈 사장 등도 세계 벤처업계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한인 사업가들.

조선족 출신인 김향철 사장은 한.중 합작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중국 인터넷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인터넷 솔루션업체인 IWW 등 인터넷과 이동통신관련 5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김만기 SMI그룹 회장은 호주의 대표적인 한인 사업가이다.

한복선 사장은 인공신장판 인공혈관 등을 개발, 독일 바이오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최태훈 THC 사장은 브라질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의 자격으로 고국을 찾는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한인 벤처기업가들의 방한은 각종 스캔들로 사기가 저하돼 있는 국내 벤처산업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이번 INKE 2000 행사를 통해 한민족 벤처인들이 서로를 묶는 벤처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성공한 해외벤처기업이 국내 벤처기업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