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모리 내각 불신임안을 상정했으나 찬반토론 도중 돌발사태가 벌어져 표결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자민당 비주류인 가토.야마사키파가 표결에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불신임안은 사실상 부결됐다.

모리는 내각 총사퇴라는 급한 불은 일단 피하게됐다.

그러나 불신임안 표결까지 내몰렸던 자민당이 주류와 비주류간의 분열을 막기 위해 총리를 조기에 경질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일본 중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민주 자유 공산 사민 등 4개 야당이 이날 오후 공동제출한 모리내각 불신임안을 놓고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초 야당이 제출한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던 가토 고이치 자민당 전 간사장등 여당 비주류파가 표결 불참을 선언했다.

특히 이날 본회의는 보수당의 마쓰나미 겐시로 의원이 찬반토론에서 물컵을 들어 뿌리자 야당의원들이 이에 격분해 항의하면서 본회의가 중단된채 21일 새벽까지 속개되지 못하는 돌발사태가 생겼다.

이번 불신임안을 놓고 집권 자민당의 분열을 촉발시켰던 가토 고이치 자민당 전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신임안을 통과시킬만한)충분한 지지가 부족한데다 젊은 정치인들이 당에서 축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하고 이는 "명예로운 퇴각"이라고 주장했다.

불신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모리는 일단 위기를 모면했지만 모리 내각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내 역학구도와 국민 지지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넘어야할 산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신에 대한 비판과 불신을 특유의 뚝심으로 물리쳐 온 모리 총리는 이번 투표를 재신임으로 간주,일단 정부 조직 개편등 정권기반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리 총리의 입지를 위협하는 더 큰 불안 요소는 그의 자질과 정국 운영 능력에 대한 당내의 비판적 시각과 불만에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잇단 실언과 실수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모리 체제로는 정권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상을 교체하지 않을 경우 내년 여름의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가 불보듯 뻔하다는 비관론도 일고있다.

모리파는 현재 2백34명의 자민당 의원중 39명을 거느린 당내 2위의 계보이다.

하지만 하시모토파 60명,에도.가메이파 36명 등 다른 계보의 파워가 막강해 정치적 흥정에 따라 모리 총리의 의지에 관계없이 조기퇴진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모리 내각은 마이니치 신문이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61%로 취임후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민심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수상교체론은 하시모토파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 사이에서 투표전부터 가시화돼 왔으며 후보로는 고이즈미씨와 고노 요헤이 외상,그리고 다카무라 마사히코 전 외상등이 거론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