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승자를 점치기 어려운 2000년 미국대선은 존 F.케네디(민주당)와 리처드 닉슨(공화당)이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지난 60년의 대선과 여러가지 면에서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현직 부통령으로 출마한 닉슨과 상원의원출신의 케네디가 맞붙은 60년 대선은 전국 지지율에서 0.2%포인트 차이밖에 나지않았다.

당시 케네디는 전국 지지율에서 전체유권자 6천8백83만8천9백79표중 닉슨보다 11만2천8백3표를 더 획득했다.

당시 두 후보간의 치열한 접전으로 투표 다음날 아침 6시가 돼서야 케네디의 선거인단 과반수 확보가 확인됐으며 정오께야 닉슨이 패배를 시인했다.

그러나 닉슨은 당시 "승리를 강탈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특히 하와이주에서 첫 개표결과는 닉슨이 1백41표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재검표결과 케네디가 1백15표 더 많은 것으로 번복됐다.

정황상 충분히 2차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를 최종적으로 마치기 위해선 6개월 정도가 더 걸릴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역사에 "치사한 패배자"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케네디의 승리를 인정했던 것이다.

두 후보는 각기 전당대회를 마친 뒤 전국 여론조사에서 47%씩 동률을 기록하는 등 막판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이번 대선에서 고어와 부시가 선거 직전까지 엎치락 뒤치락 혼전을 보인 것과 같은 상황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