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의 오보시 고지(68) 회장은 9일 "한국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SK텔레콤과는 기술분야 외에도 전반적인 분야로 제휴관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보시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생산성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수요 창조의 경영''이란 주제의 강연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오보시 회장은 그러나 최근 관심사인 SK텔레콤과의 자본제휴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8일 저녁 SK텔레콤 조정남 사장과 만나 여러 얘기를 나눴지만 SK텔레콤에 대한 지분참여 문제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보시 회장은 "한국 이동통신업체들이 세계에서 처음 고속 데이터통신(IS-95C)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NTT도코모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아이모드(i-Mode)에 대해서는 "유럽의 무선인터넷인 왑(WAP) 방식에 비해 요금이 싸고 접속속도가 빠른 장점을 갖고 있다"며 "WAP이 차기버전부터 기술언어를 인터넷 언어로 채택할 경우 i-Mode와 서로 호환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보시 회장은 지난 92년 NTT도코모의 초대사장으로 취임한 뒤 침몰직전의 도코모호(號)를 세계적인 이동통신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지난 98년 NTT도코모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