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 회장이 취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주주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피오리나 회장의 컨설팅회사 매입방침에 대해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오리나는 지난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컨설팅사업부문을 1백70억∼1백80억달러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그가 지난해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 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컨설팅사업부문 강화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HP 주주들은 "PWC의 컨설팅사업부문 매입은 회사에 짐이 될 것"이라며 인수방침을 재고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HP 주식 7만5천주를 갖고 있는 한 펀드 매니저는 "피오리나가 그동안 훌륭하게 CEO 직무를 수행해 왔지만 이번 매입 결정은 잘못된 것이며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다른 업체를 인수할 경우 합병으로 인한 각종 충격이 없어지고 회사가 자리잡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업체를 인수하기보다는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라이벌사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피오리나는 컨설팅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결국 하드웨어 판매를 늘리는 길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