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서리 전성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핸드백과 구두의 유행이 옷을 앞서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겨울 "트렌드 세터(trendsetter)"로 불리길 원한다면 액세서리 유행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하이힐과 중간굽의 공존

구두의 굽은 매년 극심한 변화를 겪었다.

97년 가을에는 아찔할 정도로 가늘고 높은 10cm 짜리 스틸레토 굽이 인기를 얻더니 이듬해에는 앞 코가 뾰족하고 굽이 아예 없는 듯 얇은 밑창의 신발이 유행했다.

이처럼 납작한 플랫슈즈는 99년 여름까지 사랑받았으나 그해 겨울로 접어들면서 다시 하이힐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9cm 이상 높이의 하이힐과 4~5cm 중간 높이의 굽이 함께 등장했다.

높이는 큰 차이가 있지만 굽의 모양이 뾰족하고 가늘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까지 국내 여성들이 가장 선호했던 정장용 6~7 구두는 당분간 신발장에 넣어두어야 할 것 같다.

<>시즌리스(Seasonless)구두

구두에 계절이 사라졌다.

추워보이기까지 하는 샌들이나 뮬(mule,슬리퍼 형태의 구두),슬링백(sling back,앞은 막히고 발뒤꿈치는 끈으로 연결되는 스타일)등이 있는 반면 9월이면 으례히 나오던 펌프스는 잘 보이지 않는다.

프라다는 뒤꿈치와 발가락 끝부분이 살짝 드러나는 핍토우 슈즈를,구치는 골드 슬링백을 내놓았다.

<>가죽과 모피

가을에 이어 겨울에도 모피와 가죽이 최고의 소재로 대우받을 전망이다.

특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40대 이상의 전유물이던 모피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해졌다.

밍크 여우 토끼 족제비 너구리 다람쥐까지 이름을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다.

가죽도 마찬가지.소가죽 외에 악어 타조 도마뱀 등 각종 동물의 피부가 액세서리로 만들어졌다.

테스토니는 토끼털을 뱀피 스웨이드 등과 매치시켰고 크리스찬 디올 역시 토끼털과 송아지 가죽을 함께 어울려 만든 맬리스백을 내놓았다.

<>수공예 구슬장식

지난 봄 치마나 블라우스,심지어 청바지에까지 달리던 구슬 장식이 이번 겨울에는 구두로 자리를 옮겼다.

페라가모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벨벳에 손으로 직접 정교한 구슬 자수를 놓았다.

여성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올 가을 트렌드와 딱 맞는 제품이 될 것이라는게 페라가모측의 얘기다.

<>로고 플레이

크리스찬디올은 지난 봄부터 D로고가 그려진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30년전 브라운과 흰색 컬러로 첫 선을 보였던 이 로고는 올해 데님 소재의 핸드백 문양으로 다시 태어났다.

구치가방의 중심을 이루는 GG로고백의 시작은 1945년경이다.

가죽이 부족했던 당시 대체재료인 캔버스 위에 브랜드의 창업자 구치오 구치 이니셜을 새겨넣은 첫 디자인이다.

구치는 매년 GG로고 캔버스백을 내놓고 있는데 최근 몇년동안은 테두리에 둘러진 밴드 색상을 달리한 변형 디자인들을 판매하고 있다.

작년에는 초록과 빨강 밴드,올해는 오렌지와 베이지색 밴드가 둘러쳐진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