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IT 강국을 가다] (1) '이스라엘'..<6.끝> '응용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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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용산업의 현주소 ]
척박한 땅에 듬성듬성 자라있는 키작은 초목들을 바라보며 텔아비브 남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달리면 조용한 전원도시 르호봇이 나온다.
르호봇 시내에 들어서 외곽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고풍스런 분위기가 물씬 뭍어나는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스라엘 기초과학의 심장부 와이즈만 연구소의 모습이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실용과학의 대표주자 테크니온 공대와 함께 이스라엘 R&D의 양대축을 이룬다.
테크니온이 당장 시장에서 원하는 응용기술 개발에 몰두한다면 와이즈만은 미래에 떠오를 유망한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테크니온에서 개발된 첨단 정보기술(IT)은 와이즈만의 기초과학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영향으로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분야가 결합된 ''첨단 의료장비''영역의 출현을 꼽을 수 있다.
의료 분야에 정보기술이 적용되면서 다양한 디지털 의료장비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
와이즈만의 첨단 의료장비 영역은 차세대 IT 응용 분야로 떠오르면서 엘비트 메디컬 이미징(EMI),ESC 메디컬시스템,CMT 메디컬 테크놀로지스 등 스타기업들을 탄생시켰다.
이들 기업은 탁월한 기술력으로 인해 해외 기업들의 M&A 표적 1호로 지목돼 왔다.
최근에는 EMI가 자사의 원자 이미징 사업부를 제너럴 일렉트릭(GE)에 1억달러에 매각했으며 엘비트 울트라사운드는 GE에 2억7천5백만달러에 인수됐다.
미국의 존슨앤드존슨은 3차원 매핑기술을 가진 바이오센스를 인수했으며 통합 의료모니터링 장비를 생산하는 콘테크에도 투자했다.
이스라엘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산업 투자도 주로 의료장비 분야에 집중돼 있다.
올 2·4분기 바이오 분야에 투자된 3천5백만달러 중 70.7%가 의료장비에 몰려 있으며 의약품 분야가 19.6%,의료정보시스템 영역이 9.7%로 뒤를 잇고 있다.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의료장비 분야는 순수과학 분야인 바이오테크놀로지 연구도 가속화시켰다.
첨단 장비로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있어 한 단계 앞선 연구가 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와이즈만연구소의 5개 학부 중 2개가 생명공학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이 분야는 가장 빨리 성장하는 영역으로 떠올랐다.
최근 와이즈만의 생명과학자들이 다발성 경화증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관련된 신약을 개발,세계과학계의 주목을 받은 것도 따지고 보면 정보통신기술 덕분인 셈이다.
첨단 정보기술로 촉발된 이스라엘의 생명공학연구는 대학,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정보통신 분야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차세대 주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만난 기업가 교수 정부관계자 등도 ''포스트 IT산업''인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미래의 부를 안겨다 줄 ''황금거위''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한 벤처기업가는 "지난 10년간은 이스라엘이 정보통신의 거인으로 성장하는 시기였다면 다가오는 10년은 생명공학의 강자로 발돋움하는 기간"이라고 말한다.
첨단 IT 분야가 뒷받침하는 한 이스라엘이 생명공학의 강자로 군림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이스라엘 업계,학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에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풍부한 연구인력까지 갖췄으니 적토마가 날개를 단 격이다.
오나 베리 전 산업통상부 수석과학관은 "전체 이스라엘 과학자의 35%가 생명과학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총 학문 연구기금의 40∼50%가 이 분야에 쓰여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이어 "이스라엘 인구가 전세계의 0.001%에 불과하지만 생명공학 분야 연구논문 발표건수는 전세계의 1%나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와이즈만연구소를 비롯 각 대학과 연구소들도 정보기술을 무기삼아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바이오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7개 대학,5개 단과대학,10여개의 연구기관에서 깊이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병원도 여기에 관여하고 있다.
민간기업들이 주도하는 바이오산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생명공학위원회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5천만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매출이 98년에는 3억8천6백만달러,99년에는 6억달러로 성장했으며 2003년께는 1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이 정보통신 분야처럼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 많다.
이스라엘 생명공학의 개척자 중 한 사람이며 바이오벤처기업 파모스를 이끄는 하임 아비브 교수는 "바이오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자금조달"이라며 "이 분야는 투자회수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커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하길 꺼린다"고 말했다.
IT산업이 잉태한 첨단 바이오산업이 난관을 극복하고 정보통신 뒤를 이어 이스라엘에 ''제2의 황금기''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호봇=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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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 정보과학부 : 김철수 송대섭
<> 벤처중기부 : 김태철
<> 영상정보부 : 김영우 김병언
<> 특파원 : 양승득(도쿄) 정건수(실리콘밸리) 육동인(뉴욕) 한우덕(베이징)
척박한 땅에 듬성듬성 자라있는 키작은 초목들을 바라보며 텔아비브 남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달리면 조용한 전원도시 르호봇이 나온다.
르호봇 시내에 들어서 외곽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고풍스런 분위기가 물씬 뭍어나는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스라엘 기초과학의 심장부 와이즈만 연구소의 모습이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실용과학의 대표주자 테크니온 공대와 함께 이스라엘 R&D의 양대축을 이룬다.
테크니온이 당장 시장에서 원하는 응용기술 개발에 몰두한다면 와이즈만은 미래에 떠오를 유망한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테크니온에서 개발된 첨단 정보기술(IT)은 와이즈만의 기초과학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영향으로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분야가 결합된 ''첨단 의료장비''영역의 출현을 꼽을 수 있다.
의료 분야에 정보기술이 적용되면서 다양한 디지털 의료장비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
와이즈만의 첨단 의료장비 영역은 차세대 IT 응용 분야로 떠오르면서 엘비트 메디컬 이미징(EMI),ESC 메디컬시스템,CMT 메디컬 테크놀로지스 등 스타기업들을 탄생시켰다.
이들 기업은 탁월한 기술력으로 인해 해외 기업들의 M&A 표적 1호로 지목돼 왔다.
최근에는 EMI가 자사의 원자 이미징 사업부를 제너럴 일렉트릭(GE)에 1억달러에 매각했으며 엘비트 울트라사운드는 GE에 2억7천5백만달러에 인수됐다.
미국의 존슨앤드존슨은 3차원 매핑기술을 가진 바이오센스를 인수했으며 통합 의료모니터링 장비를 생산하는 콘테크에도 투자했다.
이스라엘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산업 투자도 주로 의료장비 분야에 집중돼 있다.
올 2·4분기 바이오 분야에 투자된 3천5백만달러 중 70.7%가 의료장비에 몰려 있으며 의약품 분야가 19.6%,의료정보시스템 영역이 9.7%로 뒤를 잇고 있다.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의료장비 분야는 순수과학 분야인 바이오테크놀로지 연구도 가속화시켰다.
첨단 장비로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있어 한 단계 앞선 연구가 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와이즈만연구소의 5개 학부 중 2개가 생명공학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이 분야는 가장 빨리 성장하는 영역으로 떠올랐다.
최근 와이즈만의 생명과학자들이 다발성 경화증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관련된 신약을 개발,세계과학계의 주목을 받은 것도 따지고 보면 정보통신기술 덕분인 셈이다.
첨단 정보기술로 촉발된 이스라엘의 생명공학연구는 대학,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정보통신 분야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차세대 주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만난 기업가 교수 정부관계자 등도 ''포스트 IT산업''인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미래의 부를 안겨다 줄 ''황금거위''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한 벤처기업가는 "지난 10년간은 이스라엘이 정보통신의 거인으로 성장하는 시기였다면 다가오는 10년은 생명공학의 강자로 발돋움하는 기간"이라고 말한다.
첨단 IT 분야가 뒷받침하는 한 이스라엘이 생명공학의 강자로 군림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이스라엘 업계,학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에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풍부한 연구인력까지 갖췄으니 적토마가 날개를 단 격이다.
오나 베리 전 산업통상부 수석과학관은 "전체 이스라엘 과학자의 35%가 생명과학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총 학문 연구기금의 40∼50%가 이 분야에 쓰여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이어 "이스라엘 인구가 전세계의 0.001%에 불과하지만 생명공학 분야 연구논문 발표건수는 전세계의 1%나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와이즈만연구소를 비롯 각 대학과 연구소들도 정보기술을 무기삼아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바이오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7개 대학,5개 단과대학,10여개의 연구기관에서 깊이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병원도 여기에 관여하고 있다.
민간기업들이 주도하는 바이오산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생명공학위원회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5천만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매출이 98년에는 3억8천6백만달러,99년에는 6억달러로 성장했으며 2003년께는 1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이 정보통신 분야처럼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 많다.
이스라엘 생명공학의 개척자 중 한 사람이며 바이오벤처기업 파모스를 이끄는 하임 아비브 교수는 "바이오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자금조달"이라며 "이 분야는 투자회수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커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하길 꺼린다"고 말했다.
IT산업이 잉태한 첨단 바이오산업이 난관을 극복하고 정보통신 뒤를 이어 이스라엘에 ''제2의 황금기''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호봇=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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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과학부 : 김철수 송대섭
<> 벤처중기부 : 김태철
<> 영상정보부 : 김영우 김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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