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국장에 대한 벤처기업 주식제공 파문으로 사채업자 등 엔젤투자자들이 자취를 감춰 벤처기업의 창업과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중소 중견기업들도 심각한 자금난을 맞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이 활황을 보인 지난해 이후 명동과 강남의 사채업자 등이 벤처기업에 투자한 자금은 약 15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벤처기업에 투자한 이들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추가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벤처기업들의 초기창업자금을 대주는 엔젤투자자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다.

명동에서 벤처주식중개를 해오던 이모(49)씨는 "그동안 벤처에 투자한 사채업자들은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굴리는 ''큰손''들도 있지만 주된 세력은 5억∼10억원 사이를 굴리는 ''조막손''들이었다"고 말하고 "이번 사건여파로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이런 투자자들이 대부분 사라져 등록을 앞둔 장외기업들의 거래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명동 사채업자들로부터 1차투자를 받은 한 벤처기업체는 "최근 증자를 추진했으나 주주들이 연락조차 되지 않아 증자를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벤처기업은 최근 자금난 때문에 대주주가 보유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려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장외주식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인터넷사이트인 제이스톡의 박규현 팀장은 "어제 이후로 거래가 끊겨 게시판에 사자 팔자주문이 거의 없다"고 말하고 "이같은 장외주식 거래두절 현상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강남 사채시장에서 단기로 현금을 빌려주는 금리는 이달초 월 3.5% 안팎에서 이번 사건이 터지자 월 5~6%로 치솟았다.

안상욱.박해영 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