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악 주전골] 아이들 손잡고 五色길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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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로 간다.
단풍의 설악,그중에서도 색이 곱기로 이름난 골.오색~한계령~점봉산을 잇는 삼각지역 안쪽을 일컫는 오색 시닉 델타 존(Osaek Scenic Delta Zone)의 으뜸 경승에서 늦가을 마지막 단풍색에 젖는다.
두번의 늦은 큰 태풍과 일기불순 탓에 올 단풍은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말라 비틀어지고 많이 져버린 잎새들로 가슴 휑한 구석이 없지 않지만 한해를 마감하는 적황 단풍의 작은 어울림,휘뚤휘뚤한 계곡의 응축미는 온통 와글와글한 때와는 사뭇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주전골은 점봉산 아랫자락,양양쪽 한계령길 옆 오색약수 지역에 있는 계곡이다.
오색약수~용소폭포~십이폭포(자연휴식년제로 십이폭포 너머의 산행은 통제)까지 왕복 2시간반 거리.내내 평탄해 가족단위 트레킹 길로도 그만이다.
예전에는 찾는 이가 없을 정도로 골이 깊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도적무리들이 숨어들어 몰래 엽전을 만들다 발각됐다는 얘기가 전한다.
그래서 골의 이름이 주전이다.
트레킹은 들머리 식당촌 주인들의 마케팅열기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된다.
너도나도 나와 상호를 넣은 색색의 작은 바가지를 준다.
오색약수를 떠먹기에 알맞은 크기다.
돌아오는 길에 잊지말고 자기 식당에 들려달라는 뜻이 보인다.
망월사 앞 약수교 아래 너럭바위 두곳에 밥사발 모양으로 패인 약수공이 있다.
신기하게도 바위틈에서 약수가 스며나온다.
쇳내가 나는 김빠진 무가당 사이다맛.한바가지 들이키고 약수교를 지나 걸으니 성국사가 나온다.
조선시대의 오색석사다.
오색약수를 발견한 승려가 머물렀다는 작은 사찰.보물497호로 지정된 오색리3층석탑이 있는데 별 느낌은 없다.
조금 더 가면 첫번째 철다리 밑 독주암의 제2약수터.힘차게 내리흐르는 계곡물 한뼘 옆에 약수공 하나가 있다.
두 이웃 물의 맛이 천양지차다.
어린 아이들의 발걸음도 가벼운 트레킹코스는 흙길과 너럭바위,예쁜 철다리로 이어져 지루해할 틈이 없다.
급하지 않은 계곡물은 양옆의 산과 나무 그림자를 사진찍어놓은 듯 비춘다.
절정이란 단풍은 기대밖이다.
이른 아침엔 입김이 보일 정도로 기온이 떨어져 있는 단풍의 끝물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세번째 철다리를 건너면 선녀탕.과연 선녀들이 좋아했을 만큼 물색이 곱다.
한여름이면 너럭바위에 누워 돌찜질을 했을 법도 하다.
이어지는 길은 작은 오르내림이 있다.
뾰족돌도 발에 채여 걷는 맛을 더해준다.
걷기 시작해 50분쯤.금강문이 보인다.
어른키 두배만한 바위 가운데 사람이 드나들기엔 좁은 삼각형의 공간이 있다.
금강문을 비껴 오르면 두갈래길.오른편은 용소폭포,왼편은 십이담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5분거리의 용소폭포에 먼저 들른다.
선녀탕과 함께 사진찍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이곳 단풍과 산세를 가장 확실히 즐길수 있는 지점이다.
작지만 빠른 폭포가 후련하고 넓지만 오붓한 터가 트레킹길의 명당이다.
계곡앞을 막아주는 큰 바위가 안산 처럼 버티고 있어 더욱 푸근하다.
다시 뒤로 돌아 십이폭포쪽으로 향한다.
말 그대로 진짜 주전골이다.
이제까지의 트레킹길과는 다른 풍광.철다리가 놓여 있기는 하지만 이어지는 오르막과 바위투성이의 거친 길이다.
30분정도 오르면 등산금지팻말이 나온다.
십이폭포가 있는 곳이다.
자연휴식년제로 더 이상 갈수 없다.
바위를 훑어 내리는 십이폭포 물길이 묘하다.
꾸불꾸불 몸을 비틀며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
돌아서는 길.왔던 길을 되밟는 시간이다.
머리를 들고 한결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주위를 둘러볼 일이다.
되돌아 다시 만나는 길은 언제나 또다른 모습으로 알토란 같은 얘기를 속삭여주기 때문이다.
글=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단풍의 설악,그중에서도 색이 곱기로 이름난 골.오색~한계령~점봉산을 잇는 삼각지역 안쪽을 일컫는 오색 시닉 델타 존(Osaek Scenic Delta Zone)의 으뜸 경승에서 늦가을 마지막 단풍색에 젖는다.
두번의 늦은 큰 태풍과 일기불순 탓에 올 단풍은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말라 비틀어지고 많이 져버린 잎새들로 가슴 휑한 구석이 없지 않지만 한해를 마감하는 적황 단풍의 작은 어울림,휘뚤휘뚤한 계곡의 응축미는 온통 와글와글한 때와는 사뭇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주전골은 점봉산 아랫자락,양양쪽 한계령길 옆 오색약수 지역에 있는 계곡이다.
오색약수~용소폭포~십이폭포(자연휴식년제로 십이폭포 너머의 산행은 통제)까지 왕복 2시간반 거리.내내 평탄해 가족단위 트레킹 길로도 그만이다.
예전에는 찾는 이가 없을 정도로 골이 깊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도적무리들이 숨어들어 몰래 엽전을 만들다 발각됐다는 얘기가 전한다.
그래서 골의 이름이 주전이다.
트레킹은 들머리 식당촌 주인들의 마케팅열기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된다.
너도나도 나와 상호를 넣은 색색의 작은 바가지를 준다.
오색약수를 떠먹기에 알맞은 크기다.
돌아오는 길에 잊지말고 자기 식당에 들려달라는 뜻이 보인다.
망월사 앞 약수교 아래 너럭바위 두곳에 밥사발 모양으로 패인 약수공이 있다.
신기하게도 바위틈에서 약수가 스며나온다.
쇳내가 나는 김빠진 무가당 사이다맛.한바가지 들이키고 약수교를 지나 걸으니 성국사가 나온다.
조선시대의 오색석사다.
오색약수를 발견한 승려가 머물렀다는 작은 사찰.보물497호로 지정된 오색리3층석탑이 있는데 별 느낌은 없다.
조금 더 가면 첫번째 철다리 밑 독주암의 제2약수터.힘차게 내리흐르는 계곡물 한뼘 옆에 약수공 하나가 있다.
두 이웃 물의 맛이 천양지차다.
어린 아이들의 발걸음도 가벼운 트레킹코스는 흙길과 너럭바위,예쁜 철다리로 이어져 지루해할 틈이 없다.
급하지 않은 계곡물은 양옆의 산과 나무 그림자를 사진찍어놓은 듯 비춘다.
절정이란 단풍은 기대밖이다.
이른 아침엔 입김이 보일 정도로 기온이 떨어져 있는 단풍의 끝물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세번째 철다리를 건너면 선녀탕.과연 선녀들이 좋아했을 만큼 물색이 곱다.
한여름이면 너럭바위에 누워 돌찜질을 했을 법도 하다.
이어지는 길은 작은 오르내림이 있다.
뾰족돌도 발에 채여 걷는 맛을 더해준다.
걷기 시작해 50분쯤.금강문이 보인다.
어른키 두배만한 바위 가운데 사람이 드나들기엔 좁은 삼각형의 공간이 있다.
금강문을 비껴 오르면 두갈래길.오른편은 용소폭포,왼편은 십이담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5분거리의 용소폭포에 먼저 들른다.
선녀탕과 함께 사진찍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이곳 단풍과 산세를 가장 확실히 즐길수 있는 지점이다.
작지만 빠른 폭포가 후련하고 넓지만 오붓한 터가 트레킹길의 명당이다.
계곡앞을 막아주는 큰 바위가 안산 처럼 버티고 있어 더욱 푸근하다.
다시 뒤로 돌아 십이폭포쪽으로 향한다.
말 그대로 진짜 주전골이다.
이제까지의 트레킹길과는 다른 풍광.철다리가 놓여 있기는 하지만 이어지는 오르막과 바위투성이의 거친 길이다.
30분정도 오르면 등산금지팻말이 나온다.
십이폭포가 있는 곳이다.
자연휴식년제로 더 이상 갈수 없다.
바위를 훑어 내리는 십이폭포 물길이 묘하다.
꾸불꾸불 몸을 비틀며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
돌아서는 길.왔던 길을 되밟는 시간이다.
머리를 들고 한결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주위를 둘러볼 일이다.
되돌아 다시 만나는 길은 언제나 또다른 모습으로 알토란 같은 얘기를 속삭여주기 때문이다.
글=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