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증시의 첨단주가 연일 폭락세를 거듭하고 세계 첨단기술의 메카라는 실리콘밸리의 명성까지도 흔들거리는 요즘,세계 그 어떤 첨단기술회사들보다도 한층 더 찬란하게 빛나는 첨단 기술회사가 일본의 한 벽촌에서 승천을 준비중이다.

시코쿠 열도 내 도쿠시마현 아난시에 위치한 니치아 화학공업 주식회사가 그 주인공.

발광체와 레이저 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로서 가장 가깝게 추격하고 있는 경쟁사보다도 최소한 2년은 앞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거듭 내놓고 있는 발광다이오드는 토마스 에디슨이 처음 발명해 지금껏 세계 모든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122년 역사의 전구를 박물관으로 내몰 예정이다.

니치아화학은 일본 4대 열도 중 가장 뒤쳐진 시코구에서 한 농부의 아들로 1912년 태어난 노부오 오가와라는 약품화학자가 44살 때 설립했다.

형광등 안에 바르는 칼슘인산인광물질로서 당시 다른 제품에 비해 20%나 더 밝게 빛나는 형광물질을 개발한 데서 시작됐다.

NEC나 도시바 등 다른 일본 대형 조명기기 메이커들이 촌놈이라며 비웃으며 실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지만 실바니아라든지 필립스 등 미국 및 유럽회사들의 구매로 바로 국제사회에 데뷔했다.

70년대 초에는 TV화면 안쪽에 바르는 적녹청 인광물질에 혁신을 일으키며 또 한번 도약,단일 독립법인으로서 세계 최대 인광물질 메이커로 발돋움했다.

그러던 중 1979년에는 니치아화학에 제3의 도약을 안겨 줄 보배,슈지 나카무라가 당시 25살의 나이로 입사했다.

슈지 나카무라는 도쿠시마현에서 전기 보수수리공의 아들로 태어나 별로 시원치 않은 고등학교 성적에다 도쿠시마 지방대에서 전기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것이 고작이었고 또 일찍 결혼해 딸까지 둔 탓으로 그에게 소니나 마쓰시다 등 대기업 취업은 감히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그런 그가 인광물질로 이제 막 제법 돈을 번 가족경영 사기업,니치아화학이 막 발광다이오드 개발에 적극 나설 즈음 이에 합류했다.

10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 끝에 적색 발광다이오드를 개발해 냈다가 참담한 실패를 겪었지만 다카시마는 4년을 더 진력해 결국 1993년 세계에서 가장 밝은 청색 발광다이오드를 개발해 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밝은 백색광을 내는 다이오드 개발을 목표로 그는 매년 이에 근접하는 새로운 제품들을 개발해 냈고 덕분에 니치아화학의 매출액은 90년대 중반이래 연평균 40-50%나 되는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그의 신제품은 미국 각 시와 싱가폴의 교통신호등에 채용됐고 자동차며 캠핑용구,야외등 등 각종 조명기구에 속속 채용되고 있다.

니치아 화학은 가족기업이라 매출액이며 이윤 등을 좀처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2년 사이 매출액이 곱절 이상으로 늘었을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인력은 1500명이고 매출액이 약 5억 달러 내지 10억 달러 정도로서 300개가 넘는 특허를 세계 각지에 보유하고 있다.

기업비밀이 누설되고 차후의 이익금을 남과 나눠먹어야 한다는 경계심에서 일본 정부의 거액 보조금 지원도 거절하며 혼자서 모든 기술을 개발해 나갈 정도로 자신만만하다.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니치아화학의 순백색 발광다이오드가 기존의 백열전구나 형광등을 모두 교체할 경우 일본 전체 에너지 사용량이 절반 수준 이하로 뚝 떨어질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되면 10년 장기 불황 속에 허우적거리는 일본도 크게 흥왕하고,역사책에는 에디슨보다 나카무라의 이름이 더 선명하게 새겨 질 것이다.

전문위원 shin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