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첨단주를 사지않는 것은 첨단주를 무시해서가 아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주식투자자의 대명사인 워런 버핏 벅셔헤서웨이(금융그룹)회장이 7일 첨단기술주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신기술과 치열한 경쟁으로 누가 살아남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기술주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카드놀이와 마찬가지라는 것.

버핏회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8명의 닷컴기업 종사자들과 2만5천달러짜리 점심을 함께 하면서 "1주일에 빌 게이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컴퓨터에 쏟고 있다"며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첨단기술업계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버핏은 "전자메일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첨단기술분야에 무지한 사람"이란 오명을 들어왔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기업,특히 구경제기업주식만 거래하는 투자철학 때문이었다.

첨단기술주붐이 한창인 때도 철저히 기술주를 외면한 것은 이 분야에 무지한 탓이라는 오해로 이어졌다.

그래서 한때 "버핏의 시대는 갔다"는 조롱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동석한 클래시파이드2000닷컴의 창업자 피터 버드롱은 버핏이 첨단기술산업에 대해 높은 식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이 첨단기술주를 외면한 것은 무지해서라거나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관련,미국의 경제전문통신사인 블룸버그는 "지난 4월 그가 인터넷주가 폭락을 예견했던 것도 이 분야에 대한 폭넓은 식견에 바탕한 통찰력이었다"고 지적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