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e비즈니스 시대에 기업은 무엇을 성장의 동인으로 삼아야 할까.

이 말은 단순히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거나,기업의 주력 사업을 재고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업의 내용을 불문하고 기업의 역량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새롭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98년 IMF 위기를 전후하여 펼쳐진 기업들의 뼈저린 구조조정과 자구 노력도 한풀 수그러들고,99년께부터 불붙기 시작한 인터넷 비즈니스도 상당한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험 끝에 기업들은 최근 "펀더멘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분위기인 듯하다.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클릭 앤드 모르타르"(Clicks and Mortars, 데이비드 포트럭,테리 피어스 지음)는 기업들의 이런 고민에 대해 속시원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매킨지사의 일급 컨설턴트들이 쓴 이 책은 한 마디로,기업의 힘이란 클릭의 시대이건 굴뚝의 시대이건 관계없이 사람과 문화에 달려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적인 금융서비스 회사인 찰스 슈왑의 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비즈니스의 중심이 굴뚝의 시대에서 클릭의 시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찰스 슈왑은 어떻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성장이 빠르고 혁신적인 금융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저자들은 그 해답으로 "열정적인 기업 문화"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열정과 문화라니,너무 고리타분한 생각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인터넷과 컴퓨터의 발달로 정보의 전달과 공유는 매우 신속해졌다.

복잡하고 단계적인 방식의 비즈니스 과정은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과 직원,고객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보 공유의 차원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문화적이고 정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클릭과 모르타르"라는 제목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분산되고 고립된 클릭은,열정의 기업 문화라는 모르타르로 끈끈하게 이어져야 한다.

저자들은 그 방법을 3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첫째는 기업 문화의 측면이다.

클릭의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업의 비전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비전이야말로 조직의 목표가 되고 직원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바탕이다.

그것을 공유할 때 기업은 열정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기업이미지 통일작업,조직 행사,성공사례의 공유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둘째는 리더십의 측면이다.

전통 산업의 특징이었던 수직구조는 클릭의 시대가 되면서 점점 해체되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리더십은 더욱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인터넷 시대의 리더십은 권위와 복종의 리더십으로 유지될 수 없다.

정보의 전달이 빨라질수록 리더에게는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이 요구되며,나아가 더 엄격한 정직성이 요구된다.

특히 뛰어난 리더라면,모든 사람의 상상력과 자극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인터넷을 이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셋째는 마케팅의 측면이다.

클릭의 시대가 되면서 고객은 좋은 기업을 더욱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매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은 기업과 고객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고도 신속하게 만들어 버렸다.

제품의 질 하나로 경쟁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서비스,고객에 대한 관심,브랜드,인간 관계 등이 중요한 경쟁우위 요소가 되었다.

기업의 문화는 고객에게도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활동의 바탕이 흔들리고,모두가 암중모색의 단계에서 움츠리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은 전통적 기업 가치를 인터넷 시대에 훌륭하게 접목시키는 결정적 지점을 찾아내고 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사람으로서 이런 관심이 국내에도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번역서가 곧 세종서적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다려 봄직하다.

< 구본성 박사 / 한국투자신탁증권(주) 인터넷증권영업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