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48) 부총재의 행보가 심상찮다.

박 부총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에서 수만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야당 장외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장외투쟁을 통해 대여공세를 강화하는 당 방침에 반기를 든 셈이다.

박 부총재는 "경제와 민생이 어려운 지금 민심은 국회가 열리기를 원한다"며 "등원론"을 불참의 이유로 내세웠다.

박 부총재는 나아가 당내 민주화와 관련해서도 이회창 총재와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마다 않고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당내 민주화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김기배 사무총장과 정창화 총무를 공개적으로 몰아부쳤다.

"국민을 위해 바른말 못하면 정치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비주류측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 이어 16대 총선에서 당선,재선의원이 된 그는 올 6.30 전당대회에서 1위와 근소한 표차인 2위로 부총재직에 올랐다.

또 이 총재측의 보이지 않는 견제에도 불구,당내 젊은 층 모임인 미래연대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김윤환 민국당 대표최고위원과 회동했으며,"김영삼 전 대통령과도 자연스런 기회가 되면 만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차기 대선주자"를 바라보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흘러 나오고있다.

"국민의 80%가 지지하는 아버님이셨는데 그같은 지지는 못 받아도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독자행보를 가속화하는 그가 2년뒤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