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김미현 박지은등 한국 여자 골퍼들이 해외대회에서 잇단 승전보를 터뜨리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미 출판됐던 작품도 다시 조명되고 새 작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골프에 대한 꼼꼼한 설명에 스포츠 만화다운 긴박한 전개가 더해져 문외한들에게도 충분히 재미있다.
최근 출간된 "그린의 정복자"(서울문화사)는 "내 친구 조"로 70년대초 일본 만화계를 평정한 명장 치바 테츠야의 작품이다.
그림체는 "고전적"이지만 탄탄한 스토리나 빼어난 연출력이 여전하다.
주인공은 프로골퍼를 꿈꾸는 중학생 무카이.홀어머니와 어린동생들과 함께 어렵게 살아간다.
어머니의 식당일을 도우면서도 틈틈이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골프실력을 키운다.
파5홀에서 2타만에 그린에 올릴 정도의 장타를 자랑하는 무카이는 중등부 골프 선수권 대회 단체전에 학교 대표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내기골프에서 공을 치기 좋게 잔디를 세워 올리고 상대편이 스윙을 할때 재채기를 하는 비열한 골퍼들의 백태가 재미를 더한다.
일본에선 94년 첫 출간돼 현재 36권까지 나와있고 국내엔 4권까지 소개됐다.
"라이징 임팩트"(나카바 스즈키.서울문화사)는 시골 초등학교 3학년인 고아소년 가웨인이 프로골퍼로 커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우연히 소년의 운동재능을 눈여겨본 여성 프로골퍼가 가웨인을 최고의 선수로 키워낸다.
일일이 펜으로 그려넣은 배경과 정교한 데생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가 돋보인다.
지난달 첫권이 나왔고 현재 4권까지 발매됐다.
"골프천재 탄도"(글 사카타 노부히로.그림 반조 다이치,대원씨아이)는 집떠난 엄마를 만나기 위해 프로골퍼가 되기로 한 초등학생 탄도가 천재 골퍼의 강훈끝에 정상에 오르는 이야기.98년 첫선을 보인이후 26권까지 발매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스토리 작가 사카타 노부히로는 프로골퍼 출신으로 그만큼 생생하고 현장감있는 전개가 매력이다.
대원씨아이의 오태엽 팀장은 노부히로의 또다른 작품인 "바람의 대지"(그림 카자마 에이지.대원)를 추천한다.
대학졸업후 초보 연수생으로 골프의 세계에 들어선 청년 오키타가 괴력의 드라이버샷을 무기로 프로 골퍼로 성공하는 줄거리.일본의 대표적 성인만화잡지 "빅 코믹 오리지널"에 장기 연재중이다.
오팀장은 "만화적인 재미와 진정한 프로골퍼,나아가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천재성도 우연도 행운도 아닌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며 "한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한편의 서정시처럼 등장하는 나레이션도 또다른 묘미"라고 소개했다.
이외에 성인독자용 골프만화 "버드"(에이지 카자마.시공사),"홀인원"(와타나베 사토시.학산문화사),"운명의 라스트홀""불타는 그린"(이상무.서울문화사)등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조병권 서울문화사 차장은 "일본에서는 소년골프 만화잡지가 따로 출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최근 골프가 많이 일반화된만큼 국내 만화가들도 청소년용 골프만화를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