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하모닉이 바르토크,말러에 이어 브람스를 새로운 연주시리즈 테마로 잡았다.

헝가리의 민족적 색채를 담은 음악에서 후기 낭만파의 거두 말러로,다시 고전적 형식미를 낭만적으로 되살린 브람스로 거슬러 올라오는 과정이 이채롭다.

한 작곡가의 협주곡이나 소나타를 전곡 연주하는 솔리스트들이 늘고 있지만 오케스트라가 이런 학구적인 연주에 나서는 경우는 전례없는 일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부천필 상임지휘자 임헌정씨는 "한번 하고 끝내는 단편적인 음악회보다 관객들이 새로운 지식을 얻고 몰랐던 사실도 깨닫는 연주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음악홀 관계자들이 순수음악을 지켜가는 노력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LG아트센터와 이런 부분에 문제의식을 같이하고 프로그램을 협의한 결과 브람스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된 거죠"

이 페스티벌은 오는 23일 첫회 연주를 시작으로 매달 한차례씩 모두 4회에 걸쳐 브람스를 조명할 예정이다.

매번 교향곡 한곡을 뼈대로 브람스의 지지자이자 동료였던 로베르트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의 곡들을 가미하고 있다.

임씨는 "브람스 곡만으로 꾸미지 않고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슈만 내외의 음악도 함께 연주하게 돼 상당히 매력적인 음악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23일 첫 연주회는 브람스 ''교향곡 1번'',로베르트 슈만 ''어린이 정경'' 중 제7번 ''트로이메라이'',클라라 슈만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로 마련된다.

특히 클라라 슈만의 협주곡은 국내 초연 무대여서 흥미롭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교향곡 전곡(4곡)과 바이올린·피아노협주곡,대학축전서곡 등 브람스의 대표곡이 모두 연주된다.

20대에 시작해 40대에 완성한 1번 교향곡에서 브람스의 ''낭만적 꿈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2번 교향곡이 연주되는 두번째 무대에서는 ''전원에 대한 동경'',3번 교향곡은 ''영웅,그리고 젊은 날의 열정''이 드러난다.

''고독과 죽음에 대하여''란 타이틀을 단 마지막 연주회에서는 역시 같은 이미지를 담은 4번 교향곡이 연주된다.

"브람스는 실내악도 많이 작곡해 프렐류드(Prelude) 콘서트로 관객들에게 보답하고 싶었지만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조금 섭섭하긴 합니다"

부천필이 이런 시리즈 연주를 통해 얻은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임씨는 특히 "관악파트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온 것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상트 페테르부르크 심포니에서 트럼펫주자 한 사람을 스카우트해 관악파트를 보강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음 시리즈는 낭만음악 중에서 하나의 표제를 중심으로 테마연주회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번 연주회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최희연(첫회),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2회),피아니스트 게르하르트 오피츠(3회),첼리스트 지안 왕(마지막회).

(02)2005-0114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