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평양에서 막을 내린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의 성과는 기대 이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북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결과다.

이번 회담에서 남측은 9~10가지 제안을 했지만 합의에 이른 것은 절반도 안됐다.

다만 경협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합의,체면은 유지했다.

<>어떤 성과 거뒀나=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는 경협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합의한 것이다.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분쟁해결.청산결제 등 4가지 합의서를 만들기 위한 실무협상을 이달중 열기로 했다.

남측은 합의서의 구체적인 문안까지 타결하려 했으나 북측이 난색을 표시해 원칙적인 합의에 그쳤다.

경의선 복원을 위한 실무협의도 이달중 갖기로 했다.

연내 이산가족 교환방문 2차례 추가실시,이달 중순.하순의 백두산.한라산 교차관광 실시 등에 합의한 것도 성과다.

하지만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미 언급했던 내용이어서 새로운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남은 과제와 3차 회담 전망=이번 회담에서 남측이 가장 역점을 뒀던 군사직통전화 설치와 군당국자간 회담 등은 3차회담으로 미뤄졌다.

남측은 31일 오전까지 안간힘을 썼으나 북측은 "내부사정"을 이유로 완강히 버텼다.

남북공동선언의 효율적 이행을 위한 분야별 위원회 구성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에 대한 큰 틀의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문제는 북측이 이들의 존재 자체를 부인,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밖에 문산~개성간 새 도로 건설,임진강 수해방지 및 공동개발,모든 해외동포 남북고향 방문,휴전선을 통과하는 남북 직항로 개설,말라리아 공동방제 등도 미제로 남았다.

2차 회담의 미흡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3차 회담에선 상당한 진전이 기대된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달 "3차때부터 속도를 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달중에 남북접촉과 교류가 잇따르면서 미완의 과제들이 해결될 분위기도 더욱 유리하게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