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안고 있는 또하나의 문제는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다.

코스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작전의 천국''으로 불린다.

몇몇 큰손들이 서로 짜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정도가 아니다.

세종하이테크 사건에서 보듯 등록을 앞두고 대주주와 기관투자가가 결탁해 주가를 조작하거나 테라처럼 대표이사가 기업공시를 이용해 차익을 챙기기도 한다.

동양증권의 구권림 과장은 기업탐방 등으로 투자종목을 캐내는 투자전략파트에서 15년이상 근무한 베테랑이지만 코스닥투자는 "무섭다"고 말한다.

"별다른 재료없이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거나 이유없이 폭락하는 사례가 워낙 많아 공포감마저 든다"고 실토한다.

외국인들도 코스닥시장에 대해선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금년 7월말 현재 외국인들이 직접투자가 아닌 주식투자 형태로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주식은 1조5천5백71억원어치다.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에 불과하다.

상장기업들의 경우 이 비율이 27.1%다.

기관투자가나 외국인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코스닥시장의 안정은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얘기다.

시장신뢰 회복은 증권당국의 몫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올들어 코스닥종목에 대해선 작전이나 내부자거래와 관련된 금융감독원의 발표가 단 한건도 없었다는 점에 분개하고 있다.

세종하이테크와 테라건은 검찰이 직접 처리한 사건이다.

D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지난해 봄부터 코스닥 빅뱅으로 한국이 떠들썩하고 온갖 작전설이 난무했는데도 정작 금감원이 작전세력을 잡았다고 발표하는 기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과론적으로 금감원 등 증권당국의 태만이 알게 모르게 코스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운 셈이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