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이산가족 상봉] (서울에서) 95세노모 기쁨 못이겨 한때 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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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봉 ="오마니,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오"
"네가 내 아들이냐. 한시간이면 오는 거리가 50년이 걸리다니..."
15일 이산가족이 단체로 상봉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12번 컨벤션홀에는 반세기동안 한맺힌 울음이 끝없이 메아리쳤다.
당초 예정보다 한시간 정도 늦은 오후 4시40분, 남측 이산가족 5백여명과 상봉장소로 들어서는 북측 서울방문단은 서로를 보는 순간 ''오마니'' ''오빠'' ''누나''를 외치며 부둥켜 안은 채 오열을 터뜨렸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만남인 만큼 이들의 사연은 애절해 눈물없이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아들 조진용(69)씨를 만난 어머니 정선화(95.서울 불광동)씨가 상봉의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갑작스레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진이 달려가 진찰을 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깜짝 놀란 조씨는 또 "불효를 저질렀다"며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치며 어머니의 상태를 물었으며, "큰 걱정 할 것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50년전 아버님 곁을 떠났던 세째 재혁입니다"
임재혁(66)씨는 반세기만에 만난 아버지 임휘경(91.서울 양천구 목동)씨를 보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어렵게 찾은 눈앞의 아버지가 치매를 앓아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한 채 듣지도 못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징집됐다는 소식을 듣고 의용군들이 모여 있다는 혜화국민학교로 찾아가 사방을 뒤졌지만 결국 너를 찾지 못했다"
형 창혁(71)씨도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동생을 부둥켜 안았다.
가족들은 귀가 어두운 아버지를 위해 굵은 펜과 도화지를 마련, 지난 50년의 소식을 전했다.
재혁씨의 손은 떨렸고 눈물이 도화지를 채웠다.
<>.안순환(65)씨는 휠체어를 탄 어머니 이덕순(87.경기도 하남시)씨와 동생들을 보자마자 부둥켜 안은채 울음을 터뜨렸다.
50년간 소식도 없는 아들을 만난게 믿기지 않는다는 어머니 이씨도 아들의 뺨을 어루만질 뿐 말문을 열지 못했다.
한참 후에야 울음을 그친 안씨는 "오마니..."라며 겨우 말문을 열었으나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말 위암판정을 받고 서울중앙병원에 입원중이던 이씨는 이날 아들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주위의 만류를 물리친 채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나왔으며, 미리 준비한 순금 목걸이를 아들의 목에 걸어준 뒤 50년간의 안부를 물었다.
<>.서울방문단을 맞은 남측 가족 가운데 최고령자인 조원호(100.충남 아산군 탕정면) 할머니는 50년만에 만난 둘째아들 리종필(69.북한 사회과학원 연구사)씨의 볼을 부비며 다시는 헤어질 수 없다며 두손을 꼭 잡았다.
종필씨는 "어머니가 저를 보려고 여지껏 살아 계셨다"며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
<>.이산가족 상봉 1호는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서울방문단이 이산가족상봉 장소인 코엑스로 출발할 때 극적으로 이뤄졌다.
김정태(72)씨를 만나러 온 매부 신현묵(75)씨와 형수 박정우(70)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봉에 성공했다.
이들은 호텔로비에서 ''환영 김정태''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가 김씨를 확인하고 이름을 크게 불렀다.
깜짝 놀란 김씨는 잠시 멈칫하다 이들을 발견하곤 재빨리 다가가 손을 잡았다.
형수 박씨는 "50년전 모습이 그대로다"며 목이 메었다.
이들은 "상봉가족수가 한정돼 있어 코엑스에 못가 이곳을 찾았는데 만나게 돼 가슴이 찡하다"고 울먹였다.
<> 공항에서 만찬까지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15일 오전 10시5분 북한의 고려항공 IL62M 특별기(JS816)를 타고 평양 순안비행장을 출발, 서해상 북방한계선을 넘어 50여분만인 오전 10시58분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따라 김포국제공항 2청사로 이동한 후 류미영 단장을 비롯한 방문단은 오전 11시18분부터 17번 출구를 통해 빠져 나왔다.
봉두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의 영접을 받은 류 단장은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도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손뼉을 치며 "반갑습네다"라고 외치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였으며 환영나온 인파에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맨 먼저 나온 오영재(64.시인)씨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통일이 가까이 온 느낌입니다. 형과 동생에게 줄 선물과 시를 마련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취재기자에게 어느 신문사에서 나왔느냐고 물을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11시50분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을 태운 버스는 공항을 출발,낮 12시45분에 숙소인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방문단은 호텔에서 은행죽 인삼야채무침 갈비찜 등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4시40분 코엑스 3층 컨벤션홀에서 남측의 혈육과 감격스런 상봉을 했다.
상봉을 마친 서울방문단은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만찬에 참석한 뒤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서울의 첫밤을 보냈다.
< 특별취재팀 >
"네가 내 아들이냐. 한시간이면 오는 거리가 50년이 걸리다니..."
15일 이산가족이 단체로 상봉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12번 컨벤션홀에는 반세기동안 한맺힌 울음이 끝없이 메아리쳤다.
당초 예정보다 한시간 정도 늦은 오후 4시40분, 남측 이산가족 5백여명과 상봉장소로 들어서는 북측 서울방문단은 서로를 보는 순간 ''오마니'' ''오빠'' ''누나''를 외치며 부둥켜 안은 채 오열을 터뜨렸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만남인 만큼 이들의 사연은 애절해 눈물없이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아들 조진용(69)씨를 만난 어머니 정선화(95.서울 불광동)씨가 상봉의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갑작스레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진이 달려가 진찰을 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깜짝 놀란 조씨는 또 "불효를 저질렀다"며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치며 어머니의 상태를 물었으며, "큰 걱정 할 것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50년전 아버님 곁을 떠났던 세째 재혁입니다"
임재혁(66)씨는 반세기만에 만난 아버지 임휘경(91.서울 양천구 목동)씨를 보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어렵게 찾은 눈앞의 아버지가 치매를 앓아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한 채 듣지도 못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징집됐다는 소식을 듣고 의용군들이 모여 있다는 혜화국민학교로 찾아가 사방을 뒤졌지만 결국 너를 찾지 못했다"
형 창혁(71)씨도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동생을 부둥켜 안았다.
가족들은 귀가 어두운 아버지를 위해 굵은 펜과 도화지를 마련, 지난 50년의 소식을 전했다.
재혁씨의 손은 떨렸고 눈물이 도화지를 채웠다.
<>.안순환(65)씨는 휠체어를 탄 어머니 이덕순(87.경기도 하남시)씨와 동생들을 보자마자 부둥켜 안은채 울음을 터뜨렸다.
50년간 소식도 없는 아들을 만난게 믿기지 않는다는 어머니 이씨도 아들의 뺨을 어루만질 뿐 말문을 열지 못했다.
한참 후에야 울음을 그친 안씨는 "오마니..."라며 겨우 말문을 열었으나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말 위암판정을 받고 서울중앙병원에 입원중이던 이씨는 이날 아들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주위의 만류를 물리친 채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나왔으며, 미리 준비한 순금 목걸이를 아들의 목에 걸어준 뒤 50년간의 안부를 물었다.
<>.서울방문단을 맞은 남측 가족 가운데 최고령자인 조원호(100.충남 아산군 탕정면) 할머니는 50년만에 만난 둘째아들 리종필(69.북한 사회과학원 연구사)씨의 볼을 부비며 다시는 헤어질 수 없다며 두손을 꼭 잡았다.
종필씨는 "어머니가 저를 보려고 여지껏 살아 계셨다"며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
<>.이산가족 상봉 1호는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서울방문단이 이산가족상봉 장소인 코엑스로 출발할 때 극적으로 이뤄졌다.
김정태(72)씨를 만나러 온 매부 신현묵(75)씨와 형수 박정우(70)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봉에 성공했다.
이들은 호텔로비에서 ''환영 김정태''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가 김씨를 확인하고 이름을 크게 불렀다.
깜짝 놀란 김씨는 잠시 멈칫하다 이들을 발견하곤 재빨리 다가가 손을 잡았다.
형수 박씨는 "50년전 모습이 그대로다"며 목이 메었다.
이들은 "상봉가족수가 한정돼 있어 코엑스에 못가 이곳을 찾았는데 만나게 돼 가슴이 찡하다"고 울먹였다.
<> 공항에서 만찬까지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15일 오전 10시5분 북한의 고려항공 IL62M 특별기(JS816)를 타고 평양 순안비행장을 출발, 서해상 북방한계선을 넘어 50여분만인 오전 10시58분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따라 김포국제공항 2청사로 이동한 후 류미영 단장을 비롯한 방문단은 오전 11시18분부터 17번 출구를 통해 빠져 나왔다.
봉두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의 영접을 받은 류 단장은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도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손뼉을 치며 "반갑습네다"라고 외치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였으며 환영나온 인파에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맨 먼저 나온 오영재(64.시인)씨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통일이 가까이 온 느낌입니다. 형과 동생에게 줄 선물과 시를 마련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취재기자에게 어느 신문사에서 나왔느냐고 물을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11시50분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을 태운 버스는 공항을 출발,낮 12시45분에 숙소인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방문단은 호텔에서 은행죽 인삼야채무침 갈비찜 등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4시40분 코엑스 3층 컨벤션홀에서 남측의 혈육과 감격스런 상봉을 했다.
상봉을 마친 서울방문단은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만찬에 참석한 뒤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서울의 첫밤을 보냈다.
<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