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는 난징루(南京路) 입구 신스제(新世界)백화점앞 광장.

두세명의 젊은 청년들이 은밀한 몸짓으로 다가왔다.

"야오마이시디(要買CD.CD 사겠느냐)"

그리곤 갖고 있던 가방을 펼쳤다.

가방에는 CD가 가득했다.

모두 해적판 CD다.

이들이 팔고 있는 CD는 각종 소프트웨어 및 음악, 비디오(VCD) 등을 담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VCD 가격은 10위안(약 1천3백원).

흥정을 잘하면 5위안에도 살 수 있다.

이같은 풍경은 신스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하이의 주요 전자상가앞이나 뒷골목에는 여지없이 해적판 CD 판매상이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아무리 가짜 CD 단속에 나서도 ''거리의 정보통신 판매상''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중국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의 정품 대 불법복제품 판매비율을 1대 10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품이 1장 팔릴때 똑같은 내용의 불법CD가 10장 팔린다.

문제는 백화점 편의점 등 대형 매장에서 산 CD도 대부분 가짜라는 점이다.

이처럼 한개에 10위안인 가짜 VCD들이 비디오테이프를 몰아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상하이를 비추는 빛이라면 해적판 CD는 빛보다 더 진한 그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