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재무팀은 벤처업계의 귀하신 몸''

최근 들어 벤처기업들이 삼성 계열사에 근무하는 재무 회계 자금 담당 직원들을 경쟁적으로 스카우트해 삼성 재무관리인력의 몸값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주력사인 삼성전자 자금팀 C과장은 벤처기업인 J사의 재무최고경영자(CFO)로 자리를 옮겼고 K대리 C대리 등도 스톡옵션 등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신생 벤처사로 자리를 옮겼다.

자금팀 모 과장은 "벤처기업들이 워낙 좋은 조건을 내걸고 유혹하고 있어 주위에 이직을 놓고 고민하는 동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의 한 화학 계열사도 최근 자금팀 K과장, 경리담당 K대리가 벤처행을 택하는 등 삼성재무인력이라면 업종에 상관없이 헤드헌터들의 유혹 손길이 뻣친다.

이처럼 삼성의 재무인력이 벤처기업의 주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은 삼성이 대기업중에서 가장 잘나가는데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예전부터 워낙 강하게 자리잡은 탓이다.

삼성 모 계열사는 재무팀 전체인력의 20%정도가 스카우트를 당할 정도로 ''삼성재무팀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이에 대한 삼성의 반응은 미묘하다.

내노라하는 벤처기업들이 삼성 인력을 최고로 평가해주는 것은 흐뭇하지만 내부인력 관리를 걱정할 정도로 너무 많이 빠져 나가니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재무팀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다 인재육성을 위한 내부투자에서도 국내 어느 기업보다 앞서있다.

더욱이 삼성은 외환위기 이후 재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계열사 주요직에 재무 출신 인력을 포진시켜 경영의 기조를 잡아왔기 때문에 재무인력의 대량 유출은 그 여파가 적지 않다.

삼성은 아직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같은 대기업이 벤처기업들이 이직대가로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를 무색케할 정도로 파격적인 보상책을 마련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아무튼 상반기에 기대이상의 영업실적을 거둔 만큼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줌으로써 유출요인을 잠재우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