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의 새 총재로 선출된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68)의 최우선 과제는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의 첫 후속사업인 8.15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어깨가 무겁다"는 장 신임 총재의 소감이 인사치레로만 들리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남북간 서로 신뢰를 쌓는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지난 수십년간 폐쇄적 체제 속에서 살아온 북한의 특성을 무시한 채 지금 당장 개방의 수위를 높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서로 신뢰가 쌓이면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교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그의 지적이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도 확고히 갖고있다.

그는 "어려울 때 형제끼리 돕지 않으면 누가 돕겠느냐"고 반문한다.

생색을 내고 대가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

대북지원사업에서 정치색을 배제해야 신뢰회복이 빨라진다는 뜻을 담고있다.

장 신임 총재의 이같은 지론은 그의 풍부한 대북 관계 경험을 감안할때 상당한 믿음을 준다.

실향민(평북 선천)이기도 한 그는 지난 86년 이후 남북체육회담에 빠짐없이 참여했고,91년 남북단일 청소년축구단 단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40여일간 함께 생활하면서 남이나 북이나 김치와 된장찌게를 먹는 한겨레임을 진하게 느꼈던 감동을 아직도 가슴에 담고있다.

남북한이 앞으로 6.15공동선언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선 당국은 물론 적십자사의 역할이 막중하다.

생사확인,면회소 설치 등 남북 적십자 대표가 만나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한적 총재로서 그의 경륜이 십분 발휘될지 주목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