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직업을, 여자는 남편을 잘 선택해야 한다. 기업은 투자지역을 잘 골라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쿤샨은 기업들의 최적 투자지다"

지젠예(季建業.43) 시장은 쿤산시 자랑을 이렇게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내 비슷한 중소규모 도시중 외국인 투자가 가장 많았던 곳이 바로 쿤산.

그런만큼 그의 쿤산시 자랑은 허풍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장쑤성 안에선 잘 나가는 시장중 한명인 그는 메모지 한장없이 통계수치들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먼저 쿤산시의 외국인 투자현황을 물어봤다.

"현재 54개국의 1천8백여개 기업이 진출해 있는데 주로 전자.정보통신 정밀기계 정밀화공 분야 기업들이다. 특히 전자와 정보통신 쪽엔 2백여개 기업이 12억달러나 투자했다. 또 1억달러이상 투자한 기업들이 13개사에 달하는 등 건당 투자규모가 크다는게 특징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지방 중소도시중에서도 쿤산이 외국기업들에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 시장은 크게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위치상의 이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상하이와 가깝다는게 외국기업엔 가장 큰 매력이다. 상하이의 배후 공업도시로 제일 가까운 곳이 쿤산이다.
국제적인 수출입 관문이자 중국 최대의 소비지가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은 쿤산의 최대 장점이다. 게다가 상하이에 비해선 공장임대료나 임금등이 상당히 싸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많이 찾고 있다"

두번째론 확실한 서비스 마인드를 들었다.

그는 "외국기업들에 오성급(五星級)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한다는 게 신조"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자기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야 여기가 안전한 투자지란 확신을 갖는다"는게 그의 지론.

마지막으로 쿤산 사람들의 우수성을 꼽았다.

"쿤산사람들은 근면하면서도 기회를 잡을 줄 안다. 지금은 상하이의 급성장을 이용해 발전하는 기회를 타고 있는 것이다"

쿤산시는 지난 92년 국가급 개발구로 지정될 만큼 중앙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도시다.

쿤산은 앞으로 첨단 기술도시로 발전하길 희망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타이완의 신주단지 등을 봐도 첨단 공업도시가 대도시일 필요는 없다. 쿤샨은 편리한 입지조건, 우수한 인력과 지원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쿤산시는 기업들의 고급 기술인력 유치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 시장은 "중앙정부에서 아직 공표하진 않았지만 쿤샨은 조만간 첨단기술 수출가공구로 지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도시전체가 보세구역과 같은 특혜를 받게 된다.

인구 58만명의 중소도시 쿤산은 지금 상하이의 용틀임에 편승해 "중국의 실리콘 밸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