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우(44)씨의 장편소설 "변명에 대한 변명"(전2권,좋은날)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 출간된 이 작품은 매주 4천~5천부씩 팔리며 두달만에 5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출판계의 전반적인 불황과 서점 비수기까지 겹친 상태에서 이같은 인기는 매우 고무적이다.

출간 초기에 바람을 타지 않으면 금방 주저앉고마는 게 보통이지만 이 소설은 시간이 흐르면서 판매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요란한 광고도 없고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른바 "입소문"이 퍼지면서 화제가 된 경우다.

대형 서점뿐만 아니라 지방 도매상들의 주문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방송사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빠르면 8월께 TV로 방영될 예정이다.

내용은 불륜에 관한 얘기다.

서른아홉살 남자가 헤어진 첫사랑 을 17년만에 만나 걷잡을 수 없는 열정에 빠져드는 순간부터 이혼에 이르까지의 과정을 그린 자전적 소설.눈길을 끄는 것은 2년전에 나온 정길연(39)씨의 자전적 베스트셀러 소설 "변명"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이다.

이씨는 "변명"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으로 정씨와는 이혼한 사이다.

한때 부부였던 두 작가가 자신들의 상처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 소설화한 셈이다.

"변명"이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첫사랑에게 돌아간 남편의 뒷모습을 비추고 있다면 "변명에 대한 변명"은 그렇게 되기까지 당사자의 갈등과 회한을 주조로 삼고 있다.

이씨는 이혼 후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됐다.

아직 언어장애와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그는 첫사랑 여인과 경기도 마석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