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아시아는 왜 '홀로서기'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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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파인버그 < 美 캘리포니아대 >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이 지역 지도자들이 97~98년 통화위기로 입은 깊은 상처는 완치되지 않았다.
미국이나 국제금융기관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게 된 이들은 세계금융시장의 돌발사태에 대비해 자기방어의 길을 찾아 나섰다.
현재 아시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문제는 아시아통화기금(AMF)설립과 다양한 역내 통상조약 체결,미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아시아단일통화도입 등이다.
아시아인들은 작년 12월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회의가 결렬된 것은 세계경제가 잘못 굴러가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싱가포르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 고위정부 관계자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통화붕괴를 막는데 실패했으며 미국은 국제금융구조개혁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불만이 자리잡고있다.
일부 아시아인들이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방식이 가장 우수하다고 밀어붙이는 미국의 "승리주의(triumphalism)"와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미국의 비판이다.
아시아는 경제안정화를 위해 8천억달러의 외화를 활용,미국을 배제한 지역경제망 설립을 검토중이다.
일본은 미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AMF창설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 기금은 아시아 국가들의 정책교류를 촉진하고 세계금융시장에서 아시아의 발언권을 높이며 위험에 처한 나라에 여유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주도의 AMF가 워싱턴에 본부를 둔 IMF와 상호보완적인 존재가 될지,독자적으로 움직일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미재무부는 AMF가 아시아에 자금을 공급할 경우,아시아 각국의 개혁의지를 감소시키고 일본의 역내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있다.
달러화및 유로화에 대항,일본 엔화중심의 통화지대를 만들고 범아시아에 통용되는 화폐를 유통시킨다는 계획도 부상중이다.
지난 5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시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들은 역내에서 단기신용한도를 설정키로 합의했다.
IMF는 세부내용이 미흡하고 이미 신용한도가 존재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으나 치앙마이협정은 이 지역의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국 중국 일본 13개국은 보다 정기적으로 만나 상호관심사를 협의하기로 했다.
이 합의는 미국을 포함한 아세안지역포럼(ARF)의 대안으로 떠오르고있다.
물론 아시아국가들의 공조강화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
각국은 경제력 문화 발전이데올로기가 매우 다르다.
유혈분쟁도 적지 않다.
특히 아시아의 기구들은 아직 독자적인 길을 걸을지,IMF나 WTO등 국제기구의 규정을 따를지에 대해 내부 합의가 없는 상태다.
미국이 아시아의 지역주의부활을 걱정해야 할지는 아시아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달려있다.
지역기구들이 미국의 주요관심사인 시장개방 평화적 분쟁해결 정치자유확대를 추구한다면 미국은 긍정적인 블록 구축으로서 이들을 인정할 것이다.
반면 권위주의적 정치를 조장한다면 미정부는 이를 우려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에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미정부가 세계금융과 무역을 관장하는 기구및 제도를 강화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는 "메이드 인 아시아"식의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정리=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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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리처드 파인버그 미캘리포니아대 아태경제협력체(APEC)연구소장이 27일 LA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정리한 것이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이 지역 지도자들이 97~98년 통화위기로 입은 깊은 상처는 완치되지 않았다.
미국이나 국제금융기관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게 된 이들은 세계금융시장의 돌발사태에 대비해 자기방어의 길을 찾아 나섰다.
현재 아시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문제는 아시아통화기금(AMF)설립과 다양한 역내 통상조약 체결,미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아시아단일통화도입 등이다.
아시아인들은 작년 12월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회의가 결렬된 것은 세계경제가 잘못 굴러가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싱가포르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 고위정부 관계자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통화붕괴를 막는데 실패했으며 미국은 국제금융구조개혁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불만이 자리잡고있다.
일부 아시아인들이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방식이 가장 우수하다고 밀어붙이는 미국의 "승리주의(triumphalism)"와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미국의 비판이다.
아시아는 경제안정화를 위해 8천억달러의 외화를 활용,미국을 배제한 지역경제망 설립을 검토중이다.
일본은 미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AMF창설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 기금은 아시아 국가들의 정책교류를 촉진하고 세계금융시장에서 아시아의 발언권을 높이며 위험에 처한 나라에 여유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주도의 AMF가 워싱턴에 본부를 둔 IMF와 상호보완적인 존재가 될지,독자적으로 움직일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미재무부는 AMF가 아시아에 자금을 공급할 경우,아시아 각국의 개혁의지를 감소시키고 일본의 역내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있다.
달러화및 유로화에 대항,일본 엔화중심의 통화지대를 만들고 범아시아에 통용되는 화폐를 유통시킨다는 계획도 부상중이다.
지난 5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시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들은 역내에서 단기신용한도를 설정키로 합의했다.
IMF는 세부내용이 미흡하고 이미 신용한도가 존재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으나 치앙마이협정은 이 지역의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국 중국 일본 13개국은 보다 정기적으로 만나 상호관심사를 협의하기로 했다.
이 합의는 미국을 포함한 아세안지역포럼(ARF)의 대안으로 떠오르고있다.
물론 아시아국가들의 공조강화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
각국은 경제력 문화 발전이데올로기가 매우 다르다.
유혈분쟁도 적지 않다.
특히 아시아의 기구들은 아직 독자적인 길을 걸을지,IMF나 WTO등 국제기구의 규정을 따를지에 대해 내부 합의가 없는 상태다.
미국이 아시아의 지역주의부활을 걱정해야 할지는 아시아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달려있다.
지역기구들이 미국의 주요관심사인 시장개방 평화적 분쟁해결 정치자유확대를 추구한다면 미국은 긍정적인 블록 구축으로서 이들을 인정할 것이다.
반면 권위주의적 정치를 조장한다면 미정부는 이를 우려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에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미정부가 세계금융과 무역을 관장하는 기구및 제도를 강화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는 "메이드 인 아시아"식의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정리=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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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리처드 파인버그 미캘리포니아대 아태경제협력체(APEC)연구소장이 27일 LA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