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하반기중으로 경제 현안들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올 상반기를 정점으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 상승세가 급격히 꺾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대내외 여건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부문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구소들은 지지부진한 금융구조조정 작업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실물경제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럴 경우 내년도 경기 연착륙까지 안심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들어 총수요가 총공급에 접근함에 따라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공공요금 및 임금 인상 등에 따른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도 함께 가시화될 것으로 연구소들은 예측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생산 가공단계의 원재료비와 중간재 가격이 최근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1.5%보다 두배 이상 높은 3%대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수출 확대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해 경상수지흑자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소폭의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경기 연착륙이 예상되고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큰 악재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상승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아 배럴당 평균 28달러(두바이유) 수준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삼성경제연구소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추가로 조성하거나 하이일드펀드 등 위험자산 투자상품의 도입을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홍순영 수석연구원은 "금융기관 부실규모를 정확히 공개하고 30조~40조원의 추가 공적자금을 적기에 투입하는 것이 금융시장 불안의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신축적인 금융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수희 박사는 "선제적 긴축정책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지만 물가상승의 징후가 포착될 경우 신속하게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들은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출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수입급증의 원인이 되고 있는 수입유발형 교역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부품.소재 등의 국산화와 수입대체 유도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높은 외화가득률을 기대할 수 있는 우수 벤처기업의 콘텐츠 상품을 적극 수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늘어나고 있는 통상마찰에 긴밀하게 대응하라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EU 등의 수입규제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반도체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수출주력 품목에 대해 업계와 공동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통상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육성,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