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앞에서
문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 시집 "마음의 오지"중에서

[약력] 경기 김포 출생.시집 "내 젖은 구두벗어 해에게 보여줄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