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이나 청탁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면 알선의 상대방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아도 알선수재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무제 대법관)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의로 구속기소된 H산업 대표 김영일(58)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알선수재죄 구성요건은 반드시 알선의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아도 된다"며 "피고인이 관계 공무원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점이 인정되는 만큼 원심 판결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원재생공사 감사로 있던 지난96년 한효건설 부사장 김모 씨로부터 "주식불공정 거래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를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6차례에 걸쳐 3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