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14일에도 PC통신과 인터넷에는 이번 회담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글들이 계속 쏟아졌다.

전날까지만해도 TV생중계를 통해 접한 김 위원장의 모습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글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14일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김 위원장에 대한 지나친 찬양을 경고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천리안 이용자 SM7609는 "남북정상회담 하루허비"라는 글을 통해 "남북정상의 최초 만남이라는 귀중한 시간에 인사하고 박수치고 사진찍고 공연본 것밖에 없다"며 "김대통령이 평양갈 때는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가겠다고 했는데 북한의 환대에 머리마저도 뜨거워진 모양"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무엇인가 이루고 왔으면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정상회담은 만남이라는 의미밖에는 없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앵두검이란 이용자도 "우리 정부의 양보정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이제 더 줄게 있는지 궁금하다"고 우려했다.

김정일 위원장을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각도 다양했다.

전날 김 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마중나와 웃음띤 얼굴로 영접한데다 정상회담장으로 가는 승용차의 상석을 김대통령에게 양보하는 등 전례없는 파격을 선보여서인지 김위원장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이텔 이용자 lolasia는 "김위원장의 모습에서 손님을 맞는 여유롭고 자신감있는 태도를 보았다"며 김 위원장과 북한주민들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을 없애야 할 때가 왔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김의원장의 이런 행동이 남북한과 세계를 향해 한껏 연출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았다.

천리안 이용자 BLUEJAY5는 아웅산 폭파사건과 KAL기 폭파사건 간첩침투사건 등을 상기시키며 김 위원장을 미화해서는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하이텔 이용자 LHS9120은 "네티즌들과 매스컴이 김위원장의 겉모습만 보고 지나치게 우상화하고 있다"고 경계론을 펴기도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