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문제를 남북경협과 연계시킨다는 양영식 통일부차관의 발언은 김대중 대통령의 생각과는 다르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대화의 실무책임자인 양차관의 발언에 대해서 이같이 이례적인 코멘트를 했다.

박 대변인은 "양 차관이 지난 9일 이산가족과 남북경제협력을 연계시킨다고 언급한 것은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양 차관의 충정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 이같은 언급은 대통령의 생각과는 다르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박 대변인은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이산 1세대가 세상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면서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며 상봉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또다른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양차관의 발언은 남북정상회담에 차질을 빚게 할 소지가 있는 것"이라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임박한 상황이 아니면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고 말했다.

양 차관은 지난 9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추진 상황 보고회에서 "이산가족 문제와 경협을 신축적으로 연계해 상호 이해속에서 해결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날 박 대변인이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정상회담 일정이 하루 연기됐다고 발표한 직후 대북특사로 활동했던 박지원 문화부장관은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 기자들과 환담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