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는 아침에 가까이 있던 해가 낮에는 멀어진다고 하고 또 다른 한 아이는 그 반대라고 입씨름을 하고 있었다.
공자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아이들은 "세상사람들이 선생님께서 아는 것이 많다고 하는 까닭을 모르겠군요"라며 웃었다.
열자에 나오는 얘기다.
어떤 교훈을 전해주려는 구절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공자도 모르는 게 있고 장자도 후회할 때 있다"(허성도 편저,사람과책,전2권 각권 7천5백원)는 중국의 고전속에 담겨 있는 우언이나 우화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 엮고 해설한다.
일반적인 고전소개와 다른 것은 각 구절 뒤에 저자의 짧은 담론을 달아놓았다는 점.
위의 얘기에 대해서도 필자는 한 구절을 덧붙인다.
공자 왈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이 담론을 보고 나서야 위의 얘기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환히 파악된다.
저자는 "나의 수양을 위해 한구절 한구절 읽었던 이야기들을 단정한 우리 말로 다시 정리하고 나의 삶속에 투영된 인생철학을 통해 들여다 보았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는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한비자 등 중국 고전,북송 문인인 구양수의 귀전론과 소동파의 동파전집,허허하며 웃어 넘길 수 있는 소화집 등에서 끄집어낸 얘기가 들어있다.
짧지만 큰 지혜를 전하는 얘기,손길이 닿는 곳에 두고 오랫동안 곱씹어볼 구절이 알차게 담겨져 있는 책이다.
<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