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전문가와 미래학자들은 21세기는 "환경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

환경상태가 국민의 삶의 질 수준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고 국가의 경쟁력도 환경관리 능력의 차이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 등 지구환경문제의 심화,무역과 환경을 연계하는 환경라운드의 출범 가능성,그리고 날로 악화되고 있는 환경 파괴로 인한 국민의 삶의 질 저하 등은 환경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국가와 기업을 세계무대에서 도태시킬 것이다.

세계 단일경제화와 자원.환경 위기로 대변되는 21세기에는 생태효율( eco-efficiency )이 낮은,즉 자연자원과 환경을 낭비적으로 이용하여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국가나 기업은 세계일류의 반열에 오를 수 없으며,조만간 낙오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고 가꾸며 국민에게 쾌적한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라야 21세기형 선진복지국가가 될 수 있다.

또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청정생산공정과 환경친화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일류기업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선진국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투어 새 천년 환경전략을 개발하고 또 이러한 것을 추진하기 위한 주체로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세계 일류기업들도 환경의 세기를 선점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가.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과 다짐이 말에만 치우치고 실천은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외환 위기의 후유증을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환경보전을 위한 투자나 규제강화가 경제위기 극복에 장애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정부와 기업에 아직도 강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 사회는 위기의 와중에서도 늘 미래의 새로운 세상을 조망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한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명분으로 새로운 환경의 세기를 외면하는 것은 환경위기의 심화는 물론 또 다른 경제위기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회피는 단기적으로는 국가나 기업에 다소의 경제적 이익을 줄지는 몰라도,장기적으로는 국가 사회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의 존립기반 그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5일 새 천년들어 첫 번째 맞이하는 "세계환경의 날"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경제단체와 공동으로 "경제계 환경경영선언"을 발표하고,그 후속사업의 일환으로"CEO 환경아카데미"를 창설한다고 한다.

환경아카데미는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함께 모여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경영의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토론과 연찬의 장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환경문제의 원인주체이자 핵심적 해결주체인 우리 기업이 늦게나마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무척 환영할 만한 일이며,앞으로의 활동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사실 환경의 세기에 기업이 환경경영을 실천하는 것은 이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업 자체의 지속적인 존립과 발전을 위한 것이다.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재편 과정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기업인들은 WTO체제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몰락한 기업들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은 기업의 생산활동과 생산제품이 초래하는 환경영향에 대해 포괄적인 책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기업인 스스로가 환경경영을 철저히 실천하고,지역적 산업적 업종별 연대를 형성하여 상호 독려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자치단체도 시민사회와 함께 환경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환경위해로부터 국민을 안심시키고 후손에 떳떳하며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한국사회가 새롭게 탄생될 것을 기대해 본다.

hsjeong@keins.ke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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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대 박사
<>환경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정책연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