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현대 쇼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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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태가 예상 외로 커지자 중견기업들이 아연 긴장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튼실하다고 믿어져 왔던 몇몇 중견기업들이 "유탄"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이미 워크아웃중인 회사들은 상당수 추가 퇴출될 것이라는 얘기도 퍼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 만기가 몰려 있는 회사채를 어떻게 상환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모회사 자금담당 임원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채권발행시장을 원망스런 눈길로 쳐다보고 있다.
주가하락에 따른 고민은 이제 부차적인 것이 돼버렸다.
실제로 3년짜리 회사채물량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적으로 만기도래할 예정이라고 한다.
IMF사태 와중에 어렵사리 발행했던 채권이 목줄을 죄는 부메랑으로 변해 버린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작년과 올해에 걸쳐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는 기업들의 결산보고서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돼버렸다.
당기순이익을 늘리고 자산재평가를 통해 기업가치도 올려 봤지만 정작 "신용위기"라는 괴물 앞에서는 전혀 힘을 못쓰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놓고 정부와 기업 양쪽의 진단이 너무 판이해서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정부가 저금리와 중소.벤처기업시책을 통해 경기를 살린 것까지는 좋았으나 강압 일변도의 재벌정책과 "비오는데 물주는 식"의 과잉 벤처정책을 남발하는 바람에 "굴뚝업체" 주가는 폭락했고 코스닥시장은 현란한 머니게임장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번 현대와 정부의 갈등도 따지고 보면 시장에 대한 양측의 근본적인 시각차이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정부는 현대가 구조조정을 빨리 하지 않아 주식시장에 타격을 주고있고 이로 인해 경제 전체가 휘둘리고 있다고 본다.
이에 반해 현대는 그동안 정부가 펴온 여러 정책들이 주식시장을 냄비로 만들었고 작은 요동이 큰 파동으로 번질 수밖에 없도록 "시장 면역성"을 감퇴시켰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요컨대 정부와 현대는 서로 상대편을 상황을 어렵게 만든 원인제공자로 본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를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IMF때와는 상황이 같지 않고 현대와 대우는 서로 다르다"는 정부와 현대측의 공언을 뒷받침하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증권시장에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튼실하다고 믿어져 왔던 몇몇 중견기업들이 "유탄"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이미 워크아웃중인 회사들은 상당수 추가 퇴출될 것이라는 얘기도 퍼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 만기가 몰려 있는 회사채를 어떻게 상환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모회사 자금담당 임원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채권발행시장을 원망스런 눈길로 쳐다보고 있다.
주가하락에 따른 고민은 이제 부차적인 것이 돼버렸다.
실제로 3년짜리 회사채물량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적으로 만기도래할 예정이라고 한다.
IMF사태 와중에 어렵사리 발행했던 채권이 목줄을 죄는 부메랑으로 변해 버린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작년과 올해에 걸쳐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는 기업들의 결산보고서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돼버렸다.
당기순이익을 늘리고 자산재평가를 통해 기업가치도 올려 봤지만 정작 "신용위기"라는 괴물 앞에서는 전혀 힘을 못쓰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놓고 정부와 기업 양쪽의 진단이 너무 판이해서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정부가 저금리와 중소.벤처기업시책을 통해 경기를 살린 것까지는 좋았으나 강압 일변도의 재벌정책과 "비오는데 물주는 식"의 과잉 벤처정책을 남발하는 바람에 "굴뚝업체" 주가는 폭락했고 코스닥시장은 현란한 머니게임장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번 현대와 정부의 갈등도 따지고 보면 시장에 대한 양측의 근본적인 시각차이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정부는 현대가 구조조정을 빨리 하지 않아 주식시장에 타격을 주고있고 이로 인해 경제 전체가 휘둘리고 있다고 본다.
이에 반해 현대는 그동안 정부가 펴온 여러 정책들이 주식시장을 냄비로 만들었고 작은 요동이 큰 파동으로 번질 수밖에 없도록 "시장 면역성"을 감퇴시켰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요컨대 정부와 현대는 서로 상대편을 상황을 어렵게 만든 원인제공자로 본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를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IMF때와는 상황이 같지 않고 현대와 대우는 서로 다르다"는 정부와 현대측의 공언을 뒷받침하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