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국가경쟁력 강화하는 길..조동성 <서울대 교수/국제지역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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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 되면 한국에서는 1년에 한번씩 열병을 겪는다.
그 열병의 원인은 스위스의 IMD라는 곳에서 날아오는 국가경쟁력 보고서다.
그 보고서에는 한국의 랭킹이 항목별로 전세계 50여개 국가 중에서 몇 등이라는 것이 일목요연하게 나와있다.
예컨대 올해에는 한국의 랭킹이 28위로 돼있다.
이러한 국가별 랭킹은 분석기관이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1980년대 까지만 해도 한나라의 경쟁력이란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자본과 노동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1990년에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한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부존자원 기업환경 관련산업 국내수요라는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한 이래 우리는 국가경쟁력이 자본과 노동 이외에 보다 입체적인 조건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이를테면 한국의 경쟁력은 산업에서 일어나는 기업간의 경쟁,특정 산업을 떠받쳐주는 여러 가지 관련 지원산업,그리고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소비성향과 수준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지는 방향으로 정부정책이나 기업의 활동이 장려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초기 이론이 그렇듯이 포터 교수의 이론에도 두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째,포터 교수의 이론은 이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것은 강조하지만,이들 요소를 갖추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둘째,이 이론은 네 가지를 대부분 가지고 있는 선진국들에 부족한 요소를 알려주어 이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이 나라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는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네 가지 요소 중 어느 것도 없는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경제에 네 가지 중 어느 요소부터 갖추라는 우선순위를 제시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포터 교수의 이론이 노출하고 있는 첫번째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이미 제시된 네 가지 요소 외에 노동자,정치가와 행정관료,기업가 전문경영자와 기술자,디자이너라는 네 가지 요소를 더 포함해야 한다.
포터 교수의 이론이 가진 두 번째 문제점은 위의 여덟 가지로 구성된 국가경쟁력 결정요인을 네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에서 보다 중요한 요소를 제시해 줘야 한다.
즉 후진국이란 노동자와 부존자원 밖에 없는 나라인데 이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낭비가 되고 있는 나라이다.
비전을 가진 정치가와 행정능력을 가진 관료가 불을 붙여서 노동자와 부존자원을 결합시키면서 후진국은 개도국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가가 우후죽순처럼 나타나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게 되면 그 나라 경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관련.지원 산업을 보유한 중진국으로 발전한다.
선진국이란 기업가가 좌지우지하던 기업의 경영권을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전문경영자,기술자,디자이너들이 위양 받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나라이다.
비록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국제적 신인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한국은 중진국 수준에 와 있다.
그러한 증거는 앞에서 제시한 국가경쟁력에 대한 새로운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즉 한국경제는 노동자밖에 없던 1950년대에서 1960~70년대로 넘어오면서 정치가와 행정관료에 의해서 이끌려 왔다가 1980~90년대에는 기업가들에 의해서 주도돼 온 것이다.
그리고 이 모델은 앞으로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즉 기업가에 의해서 주도돼온 한국경제를 전문가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관건은 전문경영자,기술자,디자이너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에 달려 있다.
이들이 선진국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날 한국경제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전문가 그룹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정책에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산업정책 면에서는 특정 전략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시설투자형 정책 대신 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개발하는 인력 투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둘째,기술정책 면에서는 저변을 늘리는 양적 투자 대신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세계 최고수준의 기업에서 활약할 수 있는 전문경영자,기술자,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질적 투자에 주력해야 한다.
셋째,교육정책은 세계인으로서의 국민의식을 향상하는 교양과정에 대한 기초 투자와 더불어 이론과 현장을 접목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dscho@ sias.snu.ac.kr
그 열병의 원인은 스위스의 IMD라는 곳에서 날아오는 국가경쟁력 보고서다.
그 보고서에는 한국의 랭킹이 항목별로 전세계 50여개 국가 중에서 몇 등이라는 것이 일목요연하게 나와있다.
예컨대 올해에는 한국의 랭킹이 28위로 돼있다.
이러한 국가별 랭킹은 분석기관이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1980년대 까지만 해도 한나라의 경쟁력이란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자본과 노동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1990년에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한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부존자원 기업환경 관련산업 국내수요라는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한 이래 우리는 국가경쟁력이 자본과 노동 이외에 보다 입체적인 조건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이를테면 한국의 경쟁력은 산업에서 일어나는 기업간의 경쟁,특정 산업을 떠받쳐주는 여러 가지 관련 지원산업,그리고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소비성향과 수준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지는 방향으로 정부정책이나 기업의 활동이 장려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초기 이론이 그렇듯이 포터 교수의 이론에도 두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째,포터 교수의 이론은 이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것은 강조하지만,이들 요소를 갖추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둘째,이 이론은 네 가지를 대부분 가지고 있는 선진국들에 부족한 요소를 알려주어 이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이 나라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는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네 가지 요소 중 어느 것도 없는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경제에 네 가지 중 어느 요소부터 갖추라는 우선순위를 제시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포터 교수의 이론이 노출하고 있는 첫번째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이미 제시된 네 가지 요소 외에 노동자,정치가와 행정관료,기업가 전문경영자와 기술자,디자이너라는 네 가지 요소를 더 포함해야 한다.
포터 교수의 이론이 가진 두 번째 문제점은 위의 여덟 가지로 구성된 국가경쟁력 결정요인을 네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에서 보다 중요한 요소를 제시해 줘야 한다.
즉 후진국이란 노동자와 부존자원 밖에 없는 나라인데 이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낭비가 되고 있는 나라이다.
비전을 가진 정치가와 행정능력을 가진 관료가 불을 붙여서 노동자와 부존자원을 결합시키면서 후진국은 개도국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가가 우후죽순처럼 나타나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게 되면 그 나라 경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관련.지원 산업을 보유한 중진국으로 발전한다.
선진국이란 기업가가 좌지우지하던 기업의 경영권을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전문경영자,기술자,디자이너들이 위양 받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나라이다.
비록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국제적 신인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한국은 중진국 수준에 와 있다.
그러한 증거는 앞에서 제시한 국가경쟁력에 대한 새로운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즉 한국경제는 노동자밖에 없던 1950년대에서 1960~70년대로 넘어오면서 정치가와 행정관료에 의해서 이끌려 왔다가 1980~90년대에는 기업가들에 의해서 주도돼 온 것이다.
그리고 이 모델은 앞으로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즉 기업가에 의해서 주도돼온 한국경제를 전문가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관건은 전문경영자,기술자,디자이너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에 달려 있다.
이들이 선진국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날 한국경제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전문가 그룹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정책에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산업정책 면에서는 특정 전략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시설투자형 정책 대신 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개발하는 인력 투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둘째,기술정책 면에서는 저변을 늘리는 양적 투자 대신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세계 최고수준의 기업에서 활약할 수 있는 전문경영자,기술자,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질적 투자에 주력해야 한다.
셋째,교육정책은 세계인으로서의 국민의식을 향상하는 교양과정에 대한 기초 투자와 더불어 이론과 현장을 접목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dscho@ sias.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