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오는 29일부터 "사랑의 전설"후속으로 새 월화드라마 "도둑의 딸"(오후 9시55분)을 방송한다.

전과 12범의 도둑 집안과 이들의 주위를 맴도는 강력계 형사들,그리고 상가 사람들 등 세 집단 사이에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속에 스며있는 사람냄새를 추구하는 드라마다.

"도둑의 딸"은 오는 23일 막을 내리는 "사랑의 전설"과 여러모로 대비돼 눈길을 끈다.

"사랑의..."이 호화 출연진을 앞세워 30~40대의 아련한 첫사랑의 향수를 자극하는 "사랑"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번 드라마는 "사람"으로 포커스를 옮겼다.

도시에 편입되지 못하고 주변 도시에 사는 폼 나지 않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비추며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메시지를 잔잔하게 전달한다.

또 호화출연진 대신 주현 이경영 김원희 조형기 손현주 장항선 등 독특한 연기빚깔을 쌓아온 연가자들의 자연스런 연기력를 강조했다.

전과 12범의 아버지(주현)와 전직 도둑출신의 어머니(서승현)를 둔 "도둑의 딸" 김명선(김원희).

그녀의 눈에 투영된 가족과 주변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시대를 풍자하며 꼬질꼬질한 인생살이의 희망을 좇는다.

교도소를 밥먹듯이 드나드는 아버지와 오빠,그리고 전직 도둑출신인 의붓어머니와 함께 사는 명선과 매사에 삐닥한 남동생이 가족과 빚는 갈등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간다는 내용이다.

지난 95년 "옥이 이모"에서 호흡을 맞춘 김운경 작가와 성준기 PD는 이번 드라마가 두번째 합작품.

"재미라는 그릇속에 현시대를 풍자하며 사람이 사랑이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작가와 "폼 나지 않는 인간들이 외롭게 사는 모습을 통해 진실이 담긴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연출가의 궁합이 어떻게 맞아떨어질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