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테헤란밸리와 양재.포이밸리에 이어 분당지역이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역으로는 야탑에서 서현,초림을 거쳐 백궁 미금 오리역까지의 분당지역에 벤처기업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또 하나의 벤처집적단지를 이뤄가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스탠퍼드대학이 위치한 팔로알토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내려와 새너제이까지 10여개 도시에 걸쳐 산재해 있듯이 벤처기업들이 서울 강남지역에 하나둘씩 입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테헤란밸리도 외곽으로 확산되면서 분당에까지 이르러 벤처집적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분당지역은 초고속 광통신망 등 정보인프라가 거의 완벽한데다 한국통신 본사와 SK텔레콤 연구소 등이 자리잡고 있어 벤처타운으로서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성남시가 대규모 벤처빌딩과 테크노파크를 건설키로 하는 등 새로운 인프라확충에 열을 올리면서 분당은 벤처의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분당이 벤처밸리로 급부상하면서 최근엔 테헤란밸리는 인터넷 업체를,분당은 공장이 필요한 첨단기술 제조업체를 수용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해서 테헤란밸리 양재.포이밸리 분당의 3개축을 연결하는 수도권 벤처벨트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분당 벤처밸리의 벤처기업들=분당의 관문인 야탑역 주변.
반도체 장비업체인 실리콘테크,나래기술,ISOA테크를 비롯해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백라이트 유니트를 생산하는 태산LCD 등이 몰려있다.
야탑동 아파트형 공장엔 정밀계측기 제조업체인 창민테크와 스탠더드텔레콤 어필텔레콤 등 무선통신단말기 제조업체,디지털영상감지시스템 업체인 이젠텔레콤,통신기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애드테크놀로지 등이 입주해 연구개발과 생산에 힘을 쓰고 있다.
초림역 주변지역도 이름난 벤처기업들이 몰려있기는 마찬가지.
터보테크를 위시해 엠바이엔(MbyN.옛 두인전자),코넷엔지니어링,PDA(개인휴대통신) 제조업체 제이텔,무선인터넷 ASP업체인 윈투,DVS코리아 같은 벤처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나래기술 서정길 사장은 "1백여개에 이르는 벤처기업들이 야탑 서현 초림역 주변에 입주해 있으며 최근 벤처붐이 일면서 백궁 미금역을 지나 용인지역에까지 벤처기업들이 들어서는 추세"라고 전했다.
<>왜 분당인가=대표적인 벤처집적지역인 테헤란밸리는 늘어나는 벤처기업들로 사무실공간 부족과 일상적인 교통체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들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테헤란밸리의 임대료가 낮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포화상태다.
양재.포이밸리 역시 벤처기업들이 들어설 자리가 부족하다.
특히 이들 지역에선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 벤처기업들이 생산공장용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와 달리 분당지역은 공장부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이 제조 벤처기업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테헤란밸리에 비해 저렴한 땅값과 건물 임대료와 함께 강남지역에 20분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미줄같은 교통망이 벤처기업들의 "서울탈출 행진"을 촉진시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좀더 넓은 공간을 원하는 일부 벤처기업들이 분당에서 더 남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리콘테크 우상엽 사장은 "현재 야탑동 일대 3~4곳에 흩어져 있는 공장과 사무실을 통합하기 위해 용인군 양지면에 새 사옥을 짓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당이 뜨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통신 본사와 SK텔레콤 연구소 등이 자리잡고 있고 기흥의 삼성전자와 이천의 현대전자와도 가까워 관련 벤처기업들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망=분당을 벤처타운으로 변신시키는 일에는 성남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는 2003년까지 백궁역 근처에 지상 26층 규모의 벤처타운을 건설키로 했다.
또 야탑동 아파트형 공장 일대 1만1천4백여평 부지에 2005년까지 분당테크노파크를 세운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벤처기업들도 경쟁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벤처타운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터보테크 와이티씨텔레콤 지앤지텔레콤 등이 땅을 사들여 인터넷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각종 벤처시설을 짓기로 했다.
한편 분당이 벤처밸리로 자리잡기 위해선 테헤란밸리와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기업은 테헤란밸리,제조업 기반 벤처기업은 분당이 각각 맡아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테헤란밸리 양재.포이밸리 분당의 3개축을 연결하는 대규모 벤처벨트를 구축하자는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