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부모님 몰래 오토바이를 즐기면서 스피드와 친숙해졌다.
경쾌한 엔진 사운드와 가속력, 코너링 등을 즐기며 혼자 타는 모터사이클로 사춘기의 고민을 잠재울 수 있었다.
지금은 물론 무모한 질주를 자제하지만 실력 면에서는 정규 오토바이 레이스에 참가했던 마니아이자 선수라고 자부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간접적으로 차를 접한 나는 영화에서 미국 고등학생들이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꼈다.
가끔 어머니 차를 몰고 집 주변을 운전해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한때의 해프닝이었지만 아직도 그때의 흥분이 기분좋은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누군가에게 이끌려 새로운 경험을 하기보다는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면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성격도 이때부터 생겼던 것 같다.
자동차와의 인연이 다시 시작된 것은 지난 1995년.
내 차가 생기면서부터다.
이름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겼던 내 차는 바로 프라이드.
이 차는 내 인생의 첫번째 차인 동시에 주인을 잘 보필하는 충직한 하인이었다.
원하는 곳이 어디든 동행했다.
그 후 스쿠프 터보는 나에게 스피드의 매력을 느끼게 해줬다.
타코미터(RPM게이지) 밑의 터보 부스터게이지가 올라가면서 터보가 터지는 그 박력.
내가 스쿠프를 사랑하는 만큼 엔진의 박진감과 함께 거친 엔진소리도 커져갔다.
갤로퍼가 스쿠프 터보의 뒤를 이었다.
악천후 길에서 전천후 접지력을 자랑하며 묵묵히 주인의 뜻대로 움직이는 코뿔소 같았다.
사람들이 지프를 타면 다른 차를 못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후 승차감 정숙성 고속주행 등을 만족시킨 차가 바로 1998년 구입한 아카디아다.
갤로퍼를 팔고 중고차로 산 아카디아는 1994년식으로 아직도 생생함을 자랑한다.
아카디아는 혼다 레전드와 같은 모델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차다.
그 차를 1천만원에 구입해 현재 17인치 알루미늄 휠로 바꾼 상태여서 겉모습이 더욱 스포티하게 보인다.
이 차는 6년이라는 세월에도 잔고장이 없고 잡소리 하나 없다.
아카디아는 지방 촬영을 위해 먼 길을 이동할 때 운전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승차감이 일품이며 괴력(?)을 가진 엔진의 힘과 탄탄한 하체로 바쁜 스케줄을 많이 도왔다.
나는 자동차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만큼 분명히 보답해 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