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읽기] '사찰 장식' .. 꼼꼼히 바라본 寺刹 장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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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상원사 동종의 비천상은 인도신화의 ''건달바''를 모델로 한다.
건달바는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만을 취하는 음악의 신.
속악을 연주하는 하늘의 가신은 사천왕의 부하이기도 하다.
오늘날 "건달"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건달바를 원형으로 하는 비천은 표대라는 넓고 긴 띠를 이용하여 하늘을 난다.
사찰안팎의 장식물에 돋보기를 들이댄 불교미술해설서 "사찰장식-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돌베개,1만5천원)가 출간됐다.
초파일에 즈음하여 선보인 원색화보집에는 꽃비 나리는 대웅전 천장부터 스님 밥그릇 모양의 탑까지 갖가지 조형물이 담겨있다.
고승의 사리를 모신 부도에 새겨진 인두조신의 동물은 "가릉빈가"이다.
부처의 말씀을 전하는 묘음의 새는 히말라야 설산에서 태어났다.
얼굴과 팔은 사람이지만 다리는 날짐승.
극락정토에 산다하여 극락조 혹은 옥조라 불린다.
은해사 백홍암 극락전 불단의 가릉빈가 공양상이 걸작으로 꼽힌다.
달에 토끼가 산다는 전설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 여우와 원숭이 토끼가 불도를 터득한 것을 자랑하려고 보살을 찾아갔다.
보살은 이들을 시험하기 위해 배가 고프다고 했다.
여우는 잉어를,원숭이는 도토리를 물어왔으나 토끼는 불을 피운뒤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내 고기가 익거든 잡수시오"
감동한 보살은 중생이 우러러보도록 토끼의 유해를 달에 옮겨다놓았다.
실제로 사찰 축대 등엔 토끼가 새겨져있다.
법당 기둥머리 앞쪽에 용머리,뒤쪽에 용꼬리가 장식된 것은 절이 "반야용선"임을 말한다.
불전자체가 사바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하나의 배란 뜻이다.
절의 서까래에는 흔히 물수(水)자가 씌어있다.
이는 법당이 바닷속 불국정토란 의미를 담고 있다.
가축을 기르지 않는 절에서 물고기를 예외로 하는 까닭은 물고기가 청정무애한 범천을 노니는 자유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해탈의 즐거움은 어락에 비유된다.
이 책에는 전국사찰 보물급 문화재의 면면이 담겨있다.
홍익대에서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저자는 불자(총채)로 절간 구석구석의 먼지를 털어내고 무심코 지나기 쉬운 작은 물건에 빛을 비춘다.
반야용선의 선수에 기대 번뇌의 바람이 잦아든 해인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윤승아 기자 ah@ked.co.kr >
건달바는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만을 취하는 음악의 신.
속악을 연주하는 하늘의 가신은 사천왕의 부하이기도 하다.
오늘날 "건달"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건달바를 원형으로 하는 비천은 표대라는 넓고 긴 띠를 이용하여 하늘을 난다.
사찰안팎의 장식물에 돋보기를 들이댄 불교미술해설서 "사찰장식-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돌베개,1만5천원)가 출간됐다.
초파일에 즈음하여 선보인 원색화보집에는 꽃비 나리는 대웅전 천장부터 스님 밥그릇 모양의 탑까지 갖가지 조형물이 담겨있다.
고승의 사리를 모신 부도에 새겨진 인두조신의 동물은 "가릉빈가"이다.
부처의 말씀을 전하는 묘음의 새는 히말라야 설산에서 태어났다.
얼굴과 팔은 사람이지만 다리는 날짐승.
극락정토에 산다하여 극락조 혹은 옥조라 불린다.
은해사 백홍암 극락전 불단의 가릉빈가 공양상이 걸작으로 꼽힌다.
달에 토끼가 산다는 전설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 여우와 원숭이 토끼가 불도를 터득한 것을 자랑하려고 보살을 찾아갔다.
보살은 이들을 시험하기 위해 배가 고프다고 했다.
여우는 잉어를,원숭이는 도토리를 물어왔으나 토끼는 불을 피운뒤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내 고기가 익거든 잡수시오"
감동한 보살은 중생이 우러러보도록 토끼의 유해를 달에 옮겨다놓았다.
실제로 사찰 축대 등엔 토끼가 새겨져있다.
법당 기둥머리 앞쪽에 용머리,뒤쪽에 용꼬리가 장식된 것은 절이 "반야용선"임을 말한다.
불전자체가 사바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하나의 배란 뜻이다.
절의 서까래에는 흔히 물수(水)자가 씌어있다.
이는 법당이 바닷속 불국정토란 의미를 담고 있다.
가축을 기르지 않는 절에서 물고기를 예외로 하는 까닭은 물고기가 청정무애한 범천을 노니는 자유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해탈의 즐거움은 어락에 비유된다.
이 책에는 전국사찰 보물급 문화재의 면면이 담겨있다.
홍익대에서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저자는 불자(총채)로 절간 구석구석의 먼지를 털어내고 무심코 지나기 쉬운 작은 물건에 빛을 비춘다.
반야용선의 선수에 기대 번뇌의 바람이 잦아든 해인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윤승아 기자 a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