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움직여라"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중국을 공식방문한 최우선 목적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데 있다.

남북관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한 만큼 중국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장관이 이날 탕자쉬엔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장관은 28일 주룽지 총리를 면담,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지지와 협조를 재차 부탁할 예정이다.

이 장관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12월 탕자쉬엔 중국 외교부장 방한때 양국 외교장관의 상호방문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답방이다.

따라서 한.중관계 전반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방향을 정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때문에 양국 외교장관 회담의 의제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중국.북한관계는 물론 탈북자 처리문제와 중국내 한국인의 신변안전문제, 한중 어업협정 등의 현안을 두루 망라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생긴 사소한 곁가지 문제들이 양국관계의 큰 틀을 해치지 않도록 정리하고 넘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간 경제.통상관계를 더욱 확대.강화하는 것도 중국방문의 주요과제중 하나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무역역조 시정을 위해 5월중 민.관합동조사단을 파견키로 했다.

또 중국이 국토의 균형있는 개발을 위해 추진중인 서부대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아울러 다중분할접속방식(CDMA) 상용화, 완성차 생산 허가,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인민폐 및 보험취급 허용 등에 대한 중국측의 협력도 요청했다.

양국은 아울러 지난 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때 제기된 34개 협력사업중 미진한 것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키로 했다.

외교장관간 상호방문 정례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양국 외교부간 교류도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장관의 이번 방중은 지난 92년 수교후 날로 확대.심화돼온 양국관계를 우호.협력의 큰 틀에서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서화동기자 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