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의 소형차 라노스II는 라노스의 개량형 모델로 현대 베르나,기아 리오의 경쟁차종이다.

시승차는 4도어 세단으로 1.5 SOHC 프리미엄 AT모델이었다.

앞쪽에서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많지 않다.

앞 범퍼가 기존 라노스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포츠 모델에 채용됐던 형태로 바뀌었고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에 약간 변화를 준 정도다.

뒤쪽 외관은 많이 달라졌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어 라노스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스타일에 더 근접한 느낌이다.

이 때문에 앞모습에 비해 지나치게 점잖았던 구형 라노스보다 차가 훨씬 젊어보였다.

실내는 대시보드를 제외한 내장재가 대부분 바뀌었다.

구형과 동일한 계기판 주변은 은은한 색상의 메탈그레인으로 포인트를 줬다.

도어 내장재는 같은 재질로 된 한 덩어리의 부품에 부분적으로 무늬를 다르게 넣어 다른 재질을 사용한 것같은 느낌을 준다.

시트도 재질과 형상이 모두 신선한 감각으로 변경됐다.

특히 운전석에 듀얼 시트 높이 조절장치를 채택,보다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대시보드와 도어 내장재의 색상이 다른 것은 문제라고 생각됐다.

운전석에 앉으면 구형과 마찬가지로 앞쪽 시야가 탁 트여 속도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높은 트렁크와 두터운 C필터 때문에 뒤쪽 시야가 나쁜 것은 여전했다.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소리는 구형보다 한결 깔끔하게 걸러지는 느낌이다.

배기음도 더 차분해졌다.

주행감각은 대우차 특유의 묵직함이 이어졌다.

약간 더디게 느껴졌지만 고른 가속이 꾸준히 이어지며 엔진회전수가 높아지면 반응이 좋다.

높은 속도의 정속주행에서는 운전에 부담이 없다.

조금 미흡하게 느껴졌던 서스펜션도 보완됐다.

자동변속기는 7단에 파워스위치가 달려있고 급출발 방지장치가 돼있다.

자동변속기 특유의 둔함이 많이 줄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만큼 고르게 가속이 이뤄진다.

고속에서의 직진주행성은 여전히 뛰어났다.

차체의 키가 커 옆바람을 조금 받았지만 약간씩 차체가 흔들리면서 흡수하기 때문에 주행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

소형차도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이 요즘 추세다.

세심한 부분의 처리가 아쉽긴 하지만 무엇보다 부담없고 편안한 것이 이 차의 장점인 것같다.

< 유청희 자동차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