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보험의 장점을 결합한 방카슈랑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제휴를 맺고 있으며 은행창구에는 보험데스크가 설치돼 있다.

여기에선 보험설계사들이 파견돼 보험상품을 팔고 있다.

앞으로는 은행원들이 직접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한다.

''은행+보험''의 복합상품도 곧 나올 전망이다.

지주회사를 통해 은행이 보험에 진출하고 보험사가 사이버금융회사를 설립, 은행업에 뛰어드는 것도 가시권안에 들어와 있다.

알리안츠 ING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보험회사들은 한국의 방카슈랑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로인해 고객들은 한 금융회사만 찾으면 다양한 메뉴의 상품을 모두 쇼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 천국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 왜 방카슈랑스인가 =전세계적으로 금융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고객들이 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더이상 은행만의 서비스, 보험만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는다.

은행 보험 증권을 넘나드는 연계서비스를 원한다.

한곳에서 모든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원스톱쇼핑을 바란다.

여기에 부응해 미국은 지난 1999년 11월 금융업종간 상호 진출을 허용하는 "금융서비스 현대화법"을 제정했고 일본도 97년 12월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했다.

유럽의 경우 80년대 중반부터 은행과 보험의 겸업이 본격화되었다.

한국은 지난 1월17일 금융기관 사이의 업무제휴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기관 등의 업무위탁에 관한 규정"이 시행돼 방카슈랑스의 서막이 열렸다.

방카슈랑스란 일반적으로 보험회사 이외의 타 금융기관이 보험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보험업무의 개입의 정도에 따라 세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개입의 정도가 가장 강한 것으로 타 금융기관이 보험회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하여 자회사로 운영하는 형태이다.

둘째 은행과 보험회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합작 투자회사를 설립하는 형태이다.

마지막으로 은행과 보험회사가 판매제휴하는 형태로 개입의 정도가 가장 낮다.

<> 한국의 방카슈랑스 현황 =한국에서 선보인 방카슈랑스는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마지막 형태의 판매제휴가 주류를 이룬다.

은행이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보험사 영업조직을 통해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의 장점을 한데묶은 복합상품은 판매할 수 없도록 돼있다.

그래서인지 은행 창구에서의 단순 보험판매 실적은 미미하다.

삼성화재는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지난 1월부터 3월말까지 모두 1백87건의 보험상품을 팔고 3천12만원의 보험료 수입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보험에서 2천2백63만원의 수입보험료를 올렸다.

동양화재도 지난 3월말까지 한솔상호신용금고를 통해 3억원,국민은행을 통해 5천만원의 보험료 수입을 거뒀다.

현대해상도 주택은행을 통해 43건의 상품을 팔고 6백50만원의 보험료 수입을 거뒀다.

물론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일부에선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도 분석한다.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생활설계사들은 "보험가입 문의나 보험업무 처리를 의뢰하는 손님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알리안츠 등 선진 금융기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독일 알리안츠 그룹과 하나은행은 최근 12개 영업점 창구에서 "무배당 종신보험" "수퍼맨 건강보험" 등 5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알리안츠는 이를 위해 하나은행에 재정설계사를 파견했다.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취급 영업점을 10여곳 늘리겠다는게 하나은행측 설명이다.

관련 법규 등이 완화되면 알리안츠와 하나은행은 50대50으로 지분출자해 별도의 방카슈랑스 회사를 설립키로 해 이 부분에서 업계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

<>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방카슈랑스가 가장 성공한 곳은 일찍부터 금융기관의 겸업주의를 지향해온 유럽이다.

유럽에서 보험사는 별도 수수료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은행도 고객에게 더 많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고객과 접촉하는 것도 기존 대리점을 통하는 것보다 훨씬 경쟁력을 갖고 있다.

최근 방카슈랑스를 도입한 우리 보험업계도 누릴 수 있는 장점이다.

금융겸업화가 전세계적 추세임을 감안하면 점차 은행과 보험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벌써 예금 이자로 보험료를 납입하는 상품("큰만족 보장 상품")이 농협에서 개발돼 판매돼고 있다.

앞으로 관련법규와 제도가 개정된다면 현 상태를 뛰어넘는 방카슈랑스 상품이 개발될 전망이다.

은행 직원이 보험상품을 파는 게 허용되면 보험사들이 단순한 보험상품을 개발해 주고 은행이 판매를 담당하는 형태의 결합이 올 수 있다.

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에게 낮은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상품도 나올 수 있다.

특정 보험상품에 가입한 사람이 은행에서 대출 받을 때 낮은 대출이자를 내도 되는 결합도 가능하다.

보험사들이 강한 보장성 상품과 은행이 뛰어난 저축성 상품을 결합한 복합상품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