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 월가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이론 혹은 재귀효과(Reflexivility Effect) 가설을 토대로 미국증시를 전망해 본다.
통상적으로 어떤 국가의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이때의 주가는 실제 경제여건보다 더 낮게 형성된다(AB).
경기침체로 투자가들의 심리가 "비관"쪽으로 쏠리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기 때문이다.
미국증시에서는 1987년 주가 대폭락 이후 1990년대초까지로 볼 수 있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투자가들 사이에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점차 투자가들의 심리도 "낙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상승 속도가 경제여건의 개선속도보다 빨라지는 1차 소상승기를 맞는다(BC).
1991년 3월 미국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후 1994년말 멕시코 사태 이전까지가 이 국면에 해당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주가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낙관"쪽으로 몰렸던 투자가들의 쏠림현상이 흐트러진다.
결국 향후 주가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얽히면서 맴돌이 국면을 맞게 된다(CD).
미국증시에서는 페소화 사태 이후 짧게는 1년, 길게는 1997년까지 기간이다.
이때 경제실적이 뒤따라 오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경제실적이 뒤따라 오면 투자가들의 심리가 재차 "낙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대세상승국면을 맞게 된다(DE).
물론 이때에는 금리인상과 같은 악재요인이 나온다 하더라도 시장 자체적으로 흡수해 주가흐름에는 전혀 장애요인이 못된다.
1998년(혹은 1996년) 이후 금년 3월까지 기간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순간에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동안 "낙관"쪽으로 쏠렸던 투자가들의 심리가 흐트러지면서 재차 맴돌이 국면을 맞는다(EF).
과거와 달리 이때는 금리인상에 대해 투자가들은 과민하게 반응한다.
이 상황에서 경제실적이 뒤따라 오면 3차 소상승기를 맞게 된다.
반대로 경제실적이 받쳐 주지 못하면 투자가들의 심리가 "비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실제 경제여건보다 더 떨어지는 과잉조정 국면을 맞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가들은 심리적인 공황상태(Panic)를 맞을 수 있다.
현재 미국증시는 바로 이 국면에 해당된다.
물론 금리인상과 같은 악재요인이 발생하면 투자가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부담은 커보이는 상황이다.
최근에 폴 크루그먼 교수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미국증시가 집단적인 혼란상태에 빠져 있다"고 본 바로 그 국면에 해당한다.
이때 주가는 극심하게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전형적인 특징이다.
향후 미국주가가 3차 소상승기를 맞을지 아니면 과잉조정국면으로 추락할지 여부는 지금으로서는 점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주가가 대세상승기에 놓여 있을 때보다 미국증시의 불안감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주가는 조지 소로스의 이론대로라면 미국과 달리 대세상승기(DE)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도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세계증시의 동조와 추세가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시대에서는 국내주가는 미국주가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