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일 < 한국라이나생명 조사부장 >

요즈음 강원도지역에 산불이 잇따랐다.

산불은 봄철이면 연례행사처럼 전국 각지에서 발생해 왔다.

산불에 의한 피해는 막대하다.

첫째, 산속의 자연생태계가 무자비하게 파괴된다는 점이다.

산불이 나면 동식물의 먹이사슬이 파괴돼 생태계 질서도 파괴된다.

오랜세월 먹이사슬을 기초로 생존해 온 동.식물중 식물은 순식간에 재로 변한다.

산불와중에 겨우 목숨을 건진 동물은 새로운 생존터전을 찾아 떠나지 않으면 안된다.

때문에 산불피해지역의 자연생태계는 다시 원점에서 출발하게 된다.

산토끼 산새 꿩 다람쥐 산머루 산딸기 등 각종 야생 동.식물이 다양하게 살아야 산으로서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그런데 산불발생은 이러한 생존터전을 송두리째 파괴, 산을 황폐화시킴으로써 산으로서의 가치와 기능을 하루 아침에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산속의 수원지를 고갈시키고 홍수발생의 원인을 제공한다.

산에는 나무가 많아야 수분이 잘 보전되어 물이 고인다.

이들 고인물은 수원지를 형성하여 계곡에 맑은 물을 오랫동안 흐르게 한다.

또 이러한 물은 각종 물고기들을 살게 하며 나아가 우리에게 맑고 깨끗한 식수를 제공한다.

그런데 산불은 피해지역 거의 대부분의 식물을 고사시킴으로써 식물의 수분보전력을 파괴 또는 약화시켜 수원지를 고갈시킴은 물론 토양을 황폐하게 함으로써 대형홍수의 원인제공을 한다.

셋째, 공해 즉 환경오염의 피해를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공기의 성분중에는 산소가 많아야 시원하고 청량감을 주어 쾌적한 환경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산불은 이러한 산소의 원천인 수목을 한꺼번에 불태워 버린다.

뿐만 아니라 산불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는 주변지역에 막대한 공해를 야기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산소발생의 원천을 파괴, 인간이 호흡하는 공기의 질을 저하시킨다.

결국 산불은 부지불식중에 우리의 건강과 환경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의 원상회복은 또 다시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이 산불은 평소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를 준다.

그런데 통계에 의하면 산불의 절대다수는 산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사람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즉 인간에 의한 "인재"라고 한다.

여기에 산불발생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는 산불 예방을 위해 건조기 입산할 때에는 인화물질을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만약 이를 위반할 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산불예방을 위한 홍보 및 감시활동 등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은 1년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 건조기다.

산불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종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 조상 대대로 소중하게 지키고 가꾸어온 자연유산을 하루 아침에 잃는 불행을 더 이상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소중한 자연자원의 보호는 역사가 우리에게 부여한 권리이자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