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기도 마석에 있는 부모님 묘소를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다.

가지고 간 음식과 술로 인사를 드린 뒤 돗자리를 펴고 앉아 아이들에게 할아버지,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한동안 가신 분들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득 앉은 자리가 전에 비해 웬지 좁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부모님을 모신 바로 앞 묘소에는 관목들이 네모나게 둘러싸고 있는데 그것들이 키가 자라 옆으로 퍼지면서 우리 쪽으로 상당히 들어와 있는 것이었다.

조상님을 잘 모시기 위한 마음은 잘 이해한다.

그러나 이왕 관목 울타리를 쳤으면 제때 전지를 해 주어 남의 묘소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게 건전한 시민상식이다.

마침 갖고간 전지가위로 좀 잘라내 그런대로 정리는 했지만 남의 재산에 손 댄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개인묘소라면 모르되 공원묘지같은 곳은 옆의 묘에 아무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아쉽다.

제 조상이 귀하면 남의 조상도 귀한 법이다.

박명규 < 서울 서초구 잠원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