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4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독일 정부와의 관계개선 회담을 위해 이날 오후 9시15분(현지시간) 베를린 테겔공항에 도착한 백 외무상은 김대중 대통령이 베를린선언을 통해 남북대화를 제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는 북한의 입장과 같은 제안이기 때문에 환영하지만 지금은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조건과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백 외무상은 남북정상회담 성사 시기에 대한 질문에 "그거 되겠어요? 남북회담의 여건과 분위기가 성숙돼 있는지 김대중씨에게 물어보시오"라고 거듭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백 외무상은 남북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남한이 미국 및 일본과 맺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공조를 파괴하고 북한을 침해하기 위한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북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보안법을 철폐하고 남한 통일단체와 인사들의 활동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백 외무상은 독일과의 수교 전망에 대해 "북조선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모든 나라와 친선을 맺는다는 것이 외교의 기본방침"이라고 말하고 다른 유럽국가들과도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7일부터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비동맹국가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독일에들른 백 외무상은 5일 루트거 폴머 독일 외무차관과 회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