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4부 : (9) '중국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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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자존심, 과학기술로 지킨다 ]
서양이 동양보다 한 발 앞서 근대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과학기술의 힘이 결정적이었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13세기까지는 중국의 과학기술이 서양을 압도하고 있었고 분석적.결정론적인 서양의 근대과학에 비해 종합적.비결정론적인 중국 과학의 전통이 현대과학의 성격에 더욱 가깝다고 주장한 사람은 영국의 석학 조셉 니덤("중국의 과학과 문명")이었다.
<> 무너진 자존심, 과학기술로 일으킨다 =중국은 아편전쟁(1840년)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자존심마저 짓밟힌채 근대화와 사회주의화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21세기를 맞아 중국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가 바로 과학기술의 중흥이다.
"과교흥국"
베이징시와 상하이시 곳곳에 이렇게 쓰인 현판이 걸려있다.
"과학기술과 교육이야말로 나라를 흥하게 하는 첫째 요소"라는 이 말은 주룽지(주용기) 총리의 취임 후 새삼 강조되고 있다.
숫자를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을 내비치듯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계획은 유독 숫자로 이름붙여진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첨단기술연구발전계획인 "863 계획".
지난 1986년 자오쯔양(조자양) 총리가 기술혁명을 독려하고 나선데부터 유래했다.
선진국 첨단기술과의 격차를 해소하고 연구성과를 신속히 산업화하며 일부 우세한 과학기술분야에서는 월등한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이 이 계획의 요강이다.
863 계획은 이와 함께 7대 주요연구분야를 선정,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시키고 있다.
생명공학 우주기술 정보기술 레이저광선기술 자동화기술 에너지기술 신소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쉬딩후안 중국과학기술부 부사장(차관급)은 "내년부터 추진될 10개년 계획에는 환경기술이 추가된다"고 소개했다.
<> 연구기관은 자본주의식으로 운영 =쉬 부사장은 "내년부터 R&D(연구개발) 관리체계를 대폭 쇄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연구개발 역할분담과 자금배분이 지역과 부처 안배를 고려한 "나눠 먹기식"이었다는게 쉬 부사장의 평가다.
연구결과를 산업화하는 부분도 취약했다.
연구원이 설정된 연구목표를 성취하면 보상금을 지급하고 그걸로 끝이었다.
쉬 부사장이 구상하는 새로운 관리체계는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연구결과라도 조금만 더 개선시켜 "전화(기업설립 또는 상품화)"하는데 성공하면 해당기업의 주식이나 이익금의 30%까지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5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고기술(첨단기술) 교역회"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일종의 기술거래소 역할을 하는 첨단기술 박람회인 셈이다.
지난해 선전(심천)에서 열린 첫 교역회에는 주룽지 총리가 직접 참석하는 관심을 보였다.
중국 과기부에서 에너지와 교통부문을 담당하는 슈징 처장은 "지난해 성공이 중국 정부를 크게 고무시킨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여러 지방에서 앞다퉈 개최신청을 하는 바람에 개최지 선정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슈 처장은 "외국기업과 연구기관까지 참가를 원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국제 기술거래소의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경쟁력의 원천은 인재 =베이징시 하이디앤취(해정구)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 사이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이 한창이다.
대학 교수들과 인근의 중관춘의 연구인력들이 생활하게 될 공간이라는게 주중 한국대사관 모영주 과학관의 설명이다.
중국의 대학교수 평균 임금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일반 공무원(약 1천~1천5백위안)과 비슷한 수준.
쉬 부사장은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연구인력에게 안정적인 생활여건과 연구여건을 마련해 주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1989년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는 중국사의 아픈 편린이지만 다른 한편 중국의 고급 인력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기회이기도 했던 아이러니컬한 사건이었다.
이들 두뇌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이다.
사회주의 국가여서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쾌적한 주택과 실험실, 높은 임금과 연구비를 유인책으로 해외 유학생들을 환류시키는 것이다.
"왜 보수 좋고 생활여건이 훨씬 좋은 미국을 마다하고 중국으로 돌아오느냐구요"
류빙 중국과기부 고기술발전 및 산업화담당 부처장이 말을 잇는다.
"중국에 돈을 벌 수 있는 큰 기회가 더 많으니까요"
연구개발에 관한 한 최대한 지원하고 성공의 열매를 보장해 주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실험실 불을 밝히고 해외 화교들의 발길을 되돌리게 하고 있다.
이미 벤처에서 중국 최대 컴퓨터제조그룹으로 급성장한 렌샹(연상)그룹은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의 신화가 돼 있다.
대륙에 무한한 기회가 펼쳐지고 이를 좇는 젊은 연구원들로 인해 오래도록 침묵했던 와룡이 웅비하려 하고 있다.
베이징=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서양이 동양보다 한 발 앞서 근대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과학기술의 힘이 결정적이었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13세기까지는 중국의 과학기술이 서양을 압도하고 있었고 분석적.결정론적인 서양의 근대과학에 비해 종합적.비결정론적인 중국 과학의 전통이 현대과학의 성격에 더욱 가깝다고 주장한 사람은 영국의 석학 조셉 니덤("중국의 과학과 문명")이었다.
<> 무너진 자존심, 과학기술로 일으킨다 =중국은 아편전쟁(1840년)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자존심마저 짓밟힌채 근대화와 사회주의화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21세기를 맞아 중국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가 바로 과학기술의 중흥이다.
"과교흥국"
베이징시와 상하이시 곳곳에 이렇게 쓰인 현판이 걸려있다.
"과학기술과 교육이야말로 나라를 흥하게 하는 첫째 요소"라는 이 말은 주룽지(주용기) 총리의 취임 후 새삼 강조되고 있다.
숫자를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을 내비치듯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계획은 유독 숫자로 이름붙여진 것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첨단기술연구발전계획인 "863 계획".
지난 1986년 자오쯔양(조자양) 총리가 기술혁명을 독려하고 나선데부터 유래했다.
선진국 첨단기술과의 격차를 해소하고 연구성과를 신속히 산업화하며 일부 우세한 과학기술분야에서는 월등한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이 이 계획의 요강이다.
863 계획은 이와 함께 7대 주요연구분야를 선정,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시키고 있다.
생명공학 우주기술 정보기술 레이저광선기술 자동화기술 에너지기술 신소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쉬딩후안 중국과학기술부 부사장(차관급)은 "내년부터 추진될 10개년 계획에는 환경기술이 추가된다"고 소개했다.
<> 연구기관은 자본주의식으로 운영 =쉬 부사장은 "내년부터 R&D(연구개발) 관리체계를 대폭 쇄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연구개발 역할분담과 자금배분이 지역과 부처 안배를 고려한 "나눠 먹기식"이었다는게 쉬 부사장의 평가다.
연구결과를 산업화하는 부분도 취약했다.
연구원이 설정된 연구목표를 성취하면 보상금을 지급하고 그걸로 끝이었다.
쉬 부사장이 구상하는 새로운 관리체계는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연구결과라도 조금만 더 개선시켜 "전화(기업설립 또는 상품화)"하는데 성공하면 해당기업의 주식이나 이익금의 30%까지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5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고기술(첨단기술) 교역회"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일종의 기술거래소 역할을 하는 첨단기술 박람회인 셈이다.
지난해 선전(심천)에서 열린 첫 교역회에는 주룽지 총리가 직접 참석하는 관심을 보였다.
중국 과기부에서 에너지와 교통부문을 담당하는 슈징 처장은 "지난해 성공이 중국 정부를 크게 고무시킨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여러 지방에서 앞다퉈 개최신청을 하는 바람에 개최지 선정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슈 처장은 "외국기업과 연구기관까지 참가를 원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국제 기술거래소의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경쟁력의 원천은 인재 =베이징시 하이디앤취(해정구)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 사이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이 한창이다.
대학 교수들과 인근의 중관춘의 연구인력들이 생활하게 될 공간이라는게 주중 한국대사관 모영주 과학관의 설명이다.
중국의 대학교수 평균 임금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일반 공무원(약 1천~1천5백위안)과 비슷한 수준.
쉬 부사장은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연구인력에게 안정적인 생활여건과 연구여건을 마련해 주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1989년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는 중국사의 아픈 편린이지만 다른 한편 중국의 고급 인력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기회이기도 했던 아이러니컬한 사건이었다.
이들 두뇌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이다.
사회주의 국가여서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쾌적한 주택과 실험실, 높은 임금과 연구비를 유인책으로 해외 유학생들을 환류시키는 것이다.
"왜 보수 좋고 생활여건이 훨씬 좋은 미국을 마다하고 중국으로 돌아오느냐구요"
류빙 중국과기부 고기술발전 및 산업화담당 부처장이 말을 잇는다.
"중국에 돈을 벌 수 있는 큰 기회가 더 많으니까요"
연구개발에 관한 한 최대한 지원하고 성공의 열매를 보장해 주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실험실 불을 밝히고 해외 화교들의 발길을 되돌리게 하고 있다.
이미 벤처에서 중국 최대 컴퓨터제조그룹으로 급성장한 렌샹(연상)그룹은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의 신화가 돼 있다.
대륙에 무한한 기회가 펼쳐지고 이를 좇는 젊은 연구원들로 인해 오래도록 침묵했던 와룡이 웅비하려 하고 있다.
베이징=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