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구조조정이 주춤하면서 해외차입 금리가 상승하는 등 국가신인도 회복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부가 발행한 10년짜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은 27일 뉴욕시장에서 미국 재무부채권(TB)보다 1.83%포인트 높은 금리에 거래됐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2%포인트에 육박한 것은 지난해 11월이후 4개월만이다.

10년짜리 외평채 가산금리는 올해초 1.54%포인트에서 지난 1월말 1.65%포인트, 2월말 1.72%포인트로 올들어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 은행들이 발행한 후순위채의 가산금리도 다소 확대돼 가격안정성을 위협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한데다 일부 투자자들이 아시아지역 채권을 매각하고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오른 멕시코 등 중남미 채권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해외 투자자 및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 신인도 회복에 대해 관망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우량주 주식예탁증서(ADR)도 27일 뉴욕증시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통신과 포항제철의 ADR는 전날보다 각각 3.93%, 3.24%가 내린 44.25달러와 24.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미국금리를 비롯해 국제금리가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외국투자자들에게 투자메리트를 제공할 만큼 대내 여건이 급속히 개선되기 어려워 한국물 채권값의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구조조정을 가속화해야 할 시점에 총선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급상승하던 대외신인도에도 제동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