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증시에서 각각 싯가총액 1위에 올라있는 시스코와 삼성전자.코스닥시장이 이들 두종목의 영향을 크게 받고있다.

두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자 코스닥시장의 관련종목들이 덩달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

시스코는 창립 15년만에 미국 최고의 회사로 떠오른 인터넷 장비제조업체다.

삼성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대표선수.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업체로 요즘 매일 신고가를 경신중이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인터넷 장비업체인 시스코와 업종성격이 유사한네트워크장비주들이 초강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몇일째 강세를 이어갔다.

시스코와 삼성전자에 자극받은 네트워크와 반도체가 침체된 코스닥시장에 활기를 넣었다.

네트워크장비 관련주중에서는 시스코의 주력상품인 라우터를 생산하는 한아시스템이 개장초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치고 올라갔다.

자네트시스템 인터링크 코리아링크등 네트워크 장비주들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오피콤 웰링크 삼지전자 등도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시스코 열풍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날 네트워크주의 강세가 꼭 시스코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인터넷시대의 최대 수혜주는 장비업체"(대우증권 전병서위원)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오를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벤처기업들의 성장성이라는 것은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다.

특히 인터넷서비스업체는 수익구조모델이 아직 불안정하다.

하지만 장비업체들은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제조업이다.

눈에 보이는 물건을 만들어 판매한다.

게다가 향후 시장이 얼마나 확대될지 모를 정도로 성장성이 큰 인터넷시장이 주무대다.

성장성을 담보받으면서도 회사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실적이 따라준다는 뜻이다.

반도체관련주의 강세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현대전자에 몰리는 외국인의 매수세는 폭발적이다.

국내증시를 둘러싼 환경 때문에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이진 못하지만,반도체시장이 앞으로 몇년간은 활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반도체관련주가 뜨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반도체장비중 CVD증착기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이나,차세대D램으로 꼽히는 램버스D램 제조용 PCB(인쇄회로기판)을 제조하는 심텍 등은 주목해볼만한 종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물론 국내업체중 세계적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네트워크와 반도체주의 부상은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의 의미가 더 강하다"(대우증권 이영목코스닥팀장)는 지적도 나온다.

네트워크와 반도체 관련주가 강한 상승추세를 보이지만 시장 여건상 급등세를 이어가기는 부담스럽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한아시스템의 경우 상한가에 올랐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집중 매도한 게 이같은 한계를 보여준다는 것. 대우증권 이영목팀장은 그러나 "테마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의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 조성될 경우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강한 반등세를 이어갈 경우 테마주들의 위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국기업의 기술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지만 벤처의 속성상 항상 뒤진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기술발전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현재 1위인 업체가 영원히 선두를 달린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벤처기업중에서 한국의 시스코나,코스닥의 삼성전자가 나와 증시전체를 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인지 두고 봐야 할 것같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