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국어를 말하고 국어를 읽지만 국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국어를 사용하면서 일종의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국어는 왜 부담스럽게만 다가오는 걸까.

"신국어독본"(푸른숲)의 저자 윤세진씨는 "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놀이"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어는 행복하고 유쾌한 "놀이"로서 사고될때만 비로소 풍부해질 수 있다게 그의 지론이다.

이 책을 통해 그는 국어에서의 "가로지르기"를 시도한다.

저자가 말하는 가로지르기란 곧 국어를 달리 생각하고 뒤집어 보자는 것.

획일적인 문법에 얽매이지 말고 사투리 욕설 속어 등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우선 "언어"라는 "벽"을 만든 "벽돌"들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하면 그 벽을 돌파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방법은 "웃으면서 사뿐사뿐 언어의 벽에 틈을 내는 것".

저자는 이를 "언어게임론"이라 부른다.

언어는 다양한 상황에서 나오는 하나의 규칙이기 때문에 각각의 말에다 문법 같은 고정관념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쓰이고 소통되는지가 중요하지 문법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국어를 어려운 것으로 만들게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또 표준어와 모국어 한글전용 뿐 아니라 욕설이나 비어에 대해 갖는 편견도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국어의 빗장을 열라고 말한다.

그는 "경우에 따라선 외국어도 우리말을 풍부하게 할 수 있으며 정작 중요한 것은 한글이든 한문이든 그것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욕설이나 비어라도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면 그것을 인정해야 국어의 표현이 풍부해진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국어를 주제로 삼아 톡톡 튀는 표현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언어의 벽"을 넘어서는 비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국어를 둘러싼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읽기 쓰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윤씨는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3년간 서울 경복여고 국어교사로 일했다.

교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있다.

소장학자들의 가로지르기 연구모임인 "너머"의 회원이기도 하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