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나 버거킹 등 이름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가보면 "나도 이런 사업을 한 번 해봤으면"하는 꿈을 갖게 된다.

하지만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대형 패스트푸드점은 투자비도 비싸고 일반인들에게는 가맹점 가입의 기회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대형 패스트푸드점의 꿈을 접고 동네에서 소규모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으로 어중간한 규모의 패스트푸드점을 오픈했다 꿈을 접어야 했던 사례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A씨는 햄버그 돈가스 피자 등을 취급하는 중소형 패스트푸드점을 주택가 도로변에 열었다.

투자비는 점포 권리금 2천5백만원,보증금 1천5백만원,인테리어 시설비 4천만원을 포함해 총 8천만원이 들었다.

점포 크기는 20평이고 주방 직원 1명과 서빙 직원 1명을 고용했다.

오픈 초기에는 홍보 전단 배포와 사은품 증정 등의 홍보전략 효과 때문에 순조롭게 매출이 올랐다.

하지만 한 달 이후부터는 손님이 뚝 떨어졌다.

1km쯤 떨어진 곳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명브랜드 치킨전문점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A씨는 고객들이 A씨 가게의 패스트푸드 맛에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맛도 맛이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대개 크고 이름이 잘 알려진 외식업소를 선호했다.

외식할 때 메뉴 결정권을 쥐고 있는 아이들은 무조건 유명한 업소를 가자고 고집했다.

이밖에 A씨의 가게가 가족 단위 외식손님을 겨냥한다는 명목으로 인테리어 분위기를 어중간하게 한 점 역시 젊은 고객에게 호감을 주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A씨는 업종 전환을 서둘렀다.

배달을 강화하는 길만이 생존전략이라고 판단,피자 배달을 강화하고 치킨 배달도 추가했다.

그런데 치킨을 취급하다보니 종종 맥주를 찾는 손님들이 생겨났다.

술을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업소의 분위기도 호프집처럼 변했다.

그나마 조금씩 찾던 오후 시간의 청소년들과 가족 단위 외식손님은 뚝 끊겼다.

그렇다고 술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배달 매출만으로는 20평 규모나 되는 점포세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주방장을 내보내고 A씨가 직접 메뉴를 만들어 팔다 1년6개월만에 손을 들고 말았다.

점포보증금은 그대로 돌려받았지만 인테리어비와 권리금은 고스란히 손해를 봤다.

사업중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규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이 있다.

그런 업종을 어설프게 흉내내어 소규모 독립점으로 시작한 경우 A씨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점포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전문성이나 영업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A씨의 사례에서 성공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 성공한 점포의 겉모습만 흉내내는 것은 금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천리안 GO LKH) >